미국이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직후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편입 의지를 노골화하자 유럽 주요 7개국이 공동 성명을 통해 공개 견제에 나섰다. 북극권 안보를 둘러싼 긴장이 미·유럽 간 외교 현안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스페인·덴마크 등 7개국은 6일(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 이들은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이며,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밝혔다.
7개국은 북극권 안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의 집단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나토는 북극권이 동맹의 우선순위임을 분명히 해왔으며, 유럽 동맹국들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북극권의 안전과 적대 세력 억제를 위해 주둔군과 활동,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에도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개입 직후인 지난 4일 미 시사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다”며 병합 의지를 재차 드러냈고, 이는 덴마크와 그린란드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인구 약 5민 7000명이 거주하는 그린란드는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나토의 집단 방위 체계에 포함돼 있다. 유럽 각국은 나토 동맹인 미국이 또 다른 나토 회원국의 영토를 무력으로 점령하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베네수엘라 사태와 유사한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유럽과 북미 사이에 위치해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전략 요충지다. 원유와 희토류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데다, 기후 변화로 북극 항로의 잠재 가치가 커지면서 지정학적 중요성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희토류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미국의 전략적 필요가 맞물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부터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다. 유럽 외교가에서는 이를 두고 북극을 둘러싼 미·유럽 간 이해 충돌이 본격화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