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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약은 끝났는데 점유중… 그날부터 명도소송 요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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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기자]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


(인천=국제뉴스) 이병훈 기자 =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임차인이 "며칠만 더 쓰겠다"며 점유를 계속하는 순간, 분쟁의 성격은 협의에서 소송으로 급격히 바뀐다. 실무에서 명도소송의 출발점은 '계약 종료' 그 자체가 아니라 '점유의 지속'에 있다.

6일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임대차가 종료됐다는 사실만으로 점유가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며 "임차인이 계속 버티는 순간부터는 임대인의 권리 회복 절차가 인도 청구(명도) 중심으로 재편된다"고 말했다.

명도소송에서 먼저 정리해야 하는 것은 계약 종료의 '입증'이다. 갱신거절 통지든 해지 통지든 핵심은 임차인에게 '도달'했는지다. 문자·카카오톡·내용증명 등 수단은 다양하지만, 상대방이 "받은 적 없다"고 다투면 결국 도달의 흔적이 승패를 좌우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종료가 입증되더라도 임차인이 열쇠를 쥐고 계속 점유하면, 임대인은 현실적으로 공간을 돌려받을 수 없다. 그래서 종료 통보가 끝나는 지점은 '관계의 종료'이고, 명도소송이 시작되는 지점은 '점유의 종료'라는 구조가 분명해진다.

임차인이 점유를 계속하면 임대인은 재임대·자기 사용이 막히고, 공실 손해가 누적된다. 이때 흔히 착각하는 부분이 "어차피 나중에 정산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실무에서는 임차인의 점유가 길어질수록 차임 상당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 같은 정산 항목이 복잡해지고, 종료 통보 시점과 점유 기간, 임대인의 인도 요구 방식이 흐릿하면 그 정산 구조도 함께 흔들린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곧 나가겠다'고 말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대인은 '기다렸던 기간'을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그 사이 증거가 흐려지고 기준일이 흐려져 결국 분쟁 비용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임대인이 명도소송 국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고정'해야 하는 포인트가 있다. 첫째, 계약 종료의 근거와 도달 자료다. 갱신거절·해지 통지의 내용이 명확해야 하고, 발송·수령 기록, 반송 여부까지 정리돼야 한다. '보냈다'가 아니라 '도달했다'가 핵심이다.

둘째, 점유 지속의 증거다. 임차인이 실제로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자료가 필요하다. 출입 정황, 관리사무소 확인, 사진·영상 등으로 점유가 계속되는 상태를 특정해 두면 이후 다툼이 줄어든다.

셋째, 인도 요구의 문장을 명확히 해두는 일이다. 임대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퇴거, 원상복구, 열쇠 반환 등)와 언제까지 이행하라는지가 구체적일수록 소장 작성과 주문 설계가 정리된다.


엄 변호사는 "명도는 결국 판결과 집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에 문장이 흐리면 뒤에서 소장과 주문 설계가 함께 흐려진다"며 "특히 임대인이 임의로 출입문을 막거나 물건을 빼는 식의 '자가구제'는 형사·민사 리스크를 동시에 키울 수 있어 반드시 절차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임대차 종료는 분쟁의 끝이 아니라, 종종 명도소송의 시작이 된다. 임차인이 퇴거하지 않는 이상 임대인의 권리 회복은 '기다림'이 아니라 '절차'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엄 변호사는 "임대차는 종료 통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점유가 정리되어야 비로소 끝난다"며 "점유가 남아 있는 순간부터는 명도소송 요건이 사실상 완성되고, 임대인은 시간 대신 증거와 절차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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