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주석. 일본 다카이치 총리 (왼쪽부터). |
중국이 6일 일본에 대해 이중용도(민간·군사용 겸용) 물자 전면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자원의 무기화에 나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 발언 이후 악화해온 중·일관계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외교·안보 갈등이 첨단기술·방산 등 핵심 제조업 전반에 대한 보복으로 직결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일본에 대한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으로 “일본 지도자의 대만 관련 ‘잘못된 발언’”을 직접 거론했다. 정치적 갈등이 경제 제재로 이어졌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중, 수출 통제 이유로 “다카이치, 대만 잘못된 발언” 직접 거론
일 “대만 관련 어떤 움직임도 없었는데 왜 이 타이밍에” 분통
종료 시점 명시 안 돼…‘일 압박’ 중장기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
상무부는 구체적인 통제 품목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이 규정한 이중용도 물자에는 항공우주 엔진 부품, 흑연 및 가공품, 일부 텅스텐·니켈·철 합금 등 첨단 제조·군수 산업과 직결되는 품목들이 포함돼 있다. 로이터통신은 무인기(드론)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일부 희토류 원소도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24년 12월 미국에 대해서도 군 관련 사용자와 군사 용도의 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당시에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게르마늄·안티몬 등이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중용도 물품에 대해 “민간용으로 사용될 수 있으나 군사적 목적이나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에 전용될 수 있는 제품·소프트웨어·기술”이라며 “화학물질과 드론, 첨단 소프트웨어까지 포함된다”고 전했다.
일본은 희토류와 흑연 등 전기차·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원자재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계기로 중국이 대일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기 전까지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90%에 달했다.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지만 지금도 수요의 약 6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이중용도 물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희토류 중에서 네오디뮴 자석에 사용되는 중희토류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중국 의존도가 거의 100%에 이른다. 네오디뮴 자석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터에 필수적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과거 이들 희토류 공급 차질로 일부 차종의 생산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흑연 역시 주요 변수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중국산 흑연 수입액은 103억8590만엔(약 962억원)으로 전체의 90.1%를 차지했다. 흑연은 배터리와 반도체 공정에 꼭 필요한 소재다.
이번 공고에는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처벌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명시됐다. 중국은 다른 나라나 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산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에 이전하거나 제공할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조치의 종료 시점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의 태도 변화나 중·일관계 전반을 압박하는 중장기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무엇이 통제 대상이 되는지, (일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만과 관련해 어떤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 타이밍에 금수 조치를 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 통제 대상에 희토류가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중국의 조치에 분통을 터뜨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일본 산업계에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앞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국민의 여행·유학 자제 권고 등 ‘한일령(限日令)’과 군사적 압박 등으로 대응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중국이 향후 일본의 대응에 따라 추가 조치를 꺼내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은경·김기범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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