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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소진공·공영홈쇼핑까지… 중기부 기관장 인선 본격화

헤럴드경제 홍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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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25년 12월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25년 12월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실무형이냐 혁신형이냐… 중기 정책 체감도 가른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 기관장 선임 절차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2년차 ‘실적’을 주문하는 대통령의 의지에 맞출 손발 격인 기관장들의 선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선 이르면 1분기 내에 중기부 산하 기관장들의 선임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금융을 담당하는 기술보증기금(기보), 소상공인 정책 집행의 최일선에 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정책 유통 채널인 공영홈쇼핑까지 잇달아 기관장 교체 수순에 들어가면서 관가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인선을 두고 실무형이냐, 혁신형이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무형은 중기부 또는 전신인 중기청 등 내부 부처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뜻하고, 혁신형은 관료 출신이 아닌 정치권·외부 인사가 전면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가리킨다.

‘누가 온대?’ 소문도 없다… 인선 과정 극비
기술보증기금은 지난 2일까지 차기 이사장 지원자에 대한 서류접수를 완료했다. 기보 임원추천위원회는 공모 이후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복수 후보를 추천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종 이사장 후보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종호 현 이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11월 초 끝났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정치 일정이 겹치며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김 이사장이 계속 재직 중이다. 기보 이사장 임기는 3년이며, 직무수행실적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기보 이사장직은 과거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 시절에는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료 출신이 맡는 것이 관행에 가까웠다. 그러나 기보가 중기부 산하로 주관 부처가 바뀐 이후에는 정치인 출신 인사가 물망에 오르거나 실제로 임명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김종호 이사장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로, 감사원 사무총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오기웅 전 중기부 차관이 기보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중기부 내부에서는 정통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실무형 카드’로 평가됐으나, 이후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기보 행은 무산됐다. 이 사례는 기보 인선이 단순한 관료 코스를 넘어 정무적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자리임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됐다.

다만 이번 기보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하마평이 거의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통상 서류 접수 단계부터 ‘누가 지원했다더라’는 소문이 돌며 하마평이 형성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기보 관계자는 “지원자는 물론이고 임추위 내부에서도 지원자 신상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본격적인 세평 검증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보 본사가 부산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지역 안배 인사 고려 가능성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소진공 역시 인선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소진공은 지난달 9일까지 신임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다. 임추위는 면접 절차를 거쳐 이사장 후보를 3배수로 추린 뒤 중기부에 추천할 예정이며, 이후 인사 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박성효 현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유임 중이다. 박 이사장의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인선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진공 이사장직은 전통적으로 중기청·중기부 출신 관료가 맡아온 자리다. 정책 집행 성격이 강한 만큼, 현장과 제도를 꿰뚫는 실무형 인사가 선호돼 왔다. 다만 직전 이사장이 정치인 출신이었어서 이번 인선에서도 다시 관료형으로 돌아갈지, 정치인 기용 흐름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기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 정책은 현장 민원과 직결되는 만큼, 기관장 성향에 따라 정책 체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영홈쇼핑의 새 대표 선임 역시 주목 대상이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5일 서류 접수를 마무리 했다. 공영홈쇼핑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업무보고 자리에서 ‘적자냐 흑자냐’, ‘T커머스는 어떻게 되느냐’ 등을 직접 언급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공영홈쇼핑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자리가 아닌 기타 공공기관으로, 과거처럼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인사는 인선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던 T커머스 등 유통 구조 개선 과제를 잘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기 정책엔 ‘실행형 인사’ 뽑나… 기관장 인선에 철학 반영될 듯

관가에서는 이번 중기부 산하 기관장 인선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중기 정책 철학과 실행 전략이 기관장급 인사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관리형 기관장이 아니라, 정부가 내세운 정책 노선을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실행형 인사’를 선별하려는 기류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벤처 4대 강국’ 도약, 인공지능(AI)·딥테크 확장, 스케일업 중심 정책 전환 등을 핵심 중기 정책 기조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금융을 담당하는 기보, 소상공인 정책을 집행하는 소진공, 정책 유통 채널인 공영홈쇼핑까지 각 기관의 수장이 정부 정책의 전달자가 아니라 실행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인선의 주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기부 내부에서는 중기 정책의 위상이 커지면서, 기관장 인사 역시 ‘자리 배분’이 아닌 정책 성과 중심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관가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들어 중기 정책은 선언보다 실행이 더 중요해졌다”며 “기관장 인선도 정부의 정책 방향과 철학을 공유하고,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사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신용보증기금 역시 이사장 교체를 위한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책금융·소상공인 지원을 아우르는 중기부 산하 기관 전반에 걸쳐 ‘수장 재편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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