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 후 샤오미 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샤오미 폰은 경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베이징/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9년 만에 이뤄진 대한민국 정상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쳤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 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에 대해서도 차관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 15개 분야 각서 체결 등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 관계 전면 복원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큰 성과다. 하지만 북핵·대만·서해 등 핵심적 ‘전략 현안’에 대해선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중국은 수천년 동안 우리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끼쳐온 숙명적 이웃이다. 이번 회담의 성과를 주춧돌 삼아 우리의 ‘전략적 입장’을 지키면서도 양국이 호혜적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공간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방중 사흘째인 6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올해를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삼고 양국 관계 발전을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는 한-중 협력 주요 과제로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분야의 수평적 호혜협력”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 모색”을 제시했다.
그런데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발표문을 보면, 우리와 강조점이 약간 다름을 알 수 있다. 시 주석은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현재는 100년에 한번 있을 법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랫동안 유지돼온 미국의 패권이 무너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미국 일변도로 나아가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대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표현에 그쳤다. 한한령 관련 직접 언급도 없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중국은 더 이상 북한에 대한 ‘비핵화’ 언급을 피하고 있는데다,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애초 큰 기대를 갖긴 힘들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가 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훼손됐던 한-중 관계 복원을 강조했다면, 중국은 한·중이 일본 군국주의에 함께 맞섰던 역사를 소환하는 등 한·미·일 협력 구도를 흔들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혼탁해지는 국제 질서 속에서 민감한 한·중 현안이 한두번 만남으로 해결될 리 없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도 우리 국익을 최대화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차분하고 끈질긴 외교를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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