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을 시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생포해 오면서 전 세계 외교가와 자산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마두로 정권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고 있고, 서방 세계도 국제법 위반과 독재자 타도 사이에서 여론이 갈리고 있다. 미국이 군사 전략적 우선순위를 아메리카 대륙에 두는 이른바 ‘돈로(도널드 트럼프와 제임스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을 본격화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애초 베네수엘라 봉쇄 작전의 명분이었던 신종 합성마약 ‘펜타닐’ 유입 대신 원유 자산 회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월가도 한층 분주해졌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연안 지역의 에너지 패권을 재건할지 모른다는 분석 속에 벌써부터 수혜주 찾기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부활시키는 데에는 10년간 1000억 달러(약 145조 원)나 든다는 전망도 있어 아직까지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군, 한밤 트레이닝복 차림 마두로 기습 생포…“석유 더 팔아 나라 돌볼 것”
지난 3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아내와 함께 체포돼 그 나라 밖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같은 날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공유하면서 “베네수엘라에 새 아침이 밝았고 독재자는 사라졌다”며 “마두로는 결국 그의 범죄에 대해 처벌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미군 해병대가 운용하는 강습상륙함 ‘이오지마함’을 타고 미국 뉴욕으로 압송당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혐의로 기소된 곳이 뉴욕 연방법원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3월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기소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군사작전에서 사망한 미국인은 없었다며 “우리는 그것(베네수엘라의 미래)에 매우 많이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냥 떠나면 (베네수엘라가) 회복할 가능성은 ‘제로’”라며 “우리가 제대로, 전문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해 자신을 제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두고는 “현재로선 그녀가 지도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좋은 여성이나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지지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아주 규모가 큰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며 “상당 부분이 25년 전 우리가 설치한 것이라 우리가 그것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경제적 목적이 뚜렷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를 훨씬 더 큰 규모로 팔 것이고 그 돈으로 나라를 돌보겠다”면서도 중국이 최대 고객인 베네수엘라산 석유 금수 조치는 전면적으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마두로 대통령 생포는 철저하게 계획된 작전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 안전가옥을 복제한 모형을 만들어 침투 방법 등을 연습하기도 했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마러라고 저택 기자회견에서 ‘확고한 결의’라고 이름 붙인 이번 작전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어디로 여행 가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애완동물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몇 개월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케인 의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근 쇼핑센터를 방문했다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2일 밤 10시 46분에 작전을 개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서반구에 있는 20개의 지상·해상 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베네수엘라를 향해 출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임무는 육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와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가 맡았다.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의 헬리콥터는 3일 새벽 1시 1분에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에 도착했다. CNN에 따르면 미군은 한밤중에 자고 있던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침실에서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사진상으로 마두로 대통령은 체포 당시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미군은 3시 29분 베네수엘라 영토를 벗어나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이오지마함으로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실황을 마러라고 자택에서 생중계로 지켜봤다. 4일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마두로 대통령 경호 인력과 민간인들을 포함해 8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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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깊은 충격, 강력 규탄”···러시아 “역시 믿을 건 핵무기뿐”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하자 중국과 러시아 등 반미 국가들은 당연히 강하게 반발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 외교부는 이날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이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와 일국의 대통령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한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중국은 미국에 의한 패권적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4일에도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고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미국을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날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일방적이고 패권적인 행위가 국제 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강대국일수록 국제법 준수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라도 미국을 겨냥한 발언임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베네수엘라의 우방인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을 강하게 규탄하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3일 “깊은 우려와 비난을 받을 만하다”며 “이념적 적대감이 사업적 실용주의뿐 아니라 신뢰와 예측 가능성에 기반한 관계 구축 의지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권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부인을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이라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는 부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리아노보스티 인터뷰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모든 국가가 최대한으로 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가장 믿을 수 있는 보호 장치는 핵무기”라고 주장했다.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은 국가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번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미국의 제국주의 목표와 불공정한 정책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미군의 작전에 우려를 표시한 것은 서방 세계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이 선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3국(미국)이 UN 회원국의 정상을 그 나라 영토 안에서 체포·해외 이송한 행위가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을 강조하는 UN 헌장과 국제법 원칙을 어긴 행위라는 점에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날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최근의 긴장 고조를 매우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베네수엘라의 상황과는 별개로 이런 전개는 위험한 전례가 된다”며 “사무총장은 국제법의 규칙이 준수되지 않았다는 데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X에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이어진 군사 작전은 무력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국제법에 뒷받침되는 원칙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4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 기도를 마친 뒤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깊은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며 “사랑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행복이 다른 모든 사항보다 우선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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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기습엔 미국 여론도 엇갈려···‘독재자’ 마두로, 뉴욕서 “난 여전히 대통령”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두고는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5일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4~5일 미국 성인 124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포인트)에서도 마두로 대통령 제거 작전에 ‘찬성한다’와 ‘반대한다’는 의견은 각각 33%, 34%로 팽팽하게 집계됐다. 나머지 33%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65%, 반대가 6%였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11%, 반대가 65%로 집계됐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문제에 너무 깊이 관여할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72%가 ‘그렇다’고, 2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2%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연방 하원 원내대표는 NBC에서 “단순한 마약 단속 작전이 아니라 전쟁 행위”라며 “지난 1년간 미국을 끔찍하게 운영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해 국민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주장한 것은 당연히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역시 “마두로는 끔찍한 인물이지만 우리는 불법을 또 다른 불법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반면 연방 하원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공화당 의원은 CNN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린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톰 코튼 공화당 의원도 같은 매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친미(親美)적인 베네수엘라 정부”라고 강조했다.
세계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 도착해 브루클린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됐다.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 사무실에서 찍힌 영상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수감 전 스페인어와 영어로 “좋은 밤”이라고 말하는 등 여유로운 척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베네수엘라 좌파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권의 기틀을 다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 전 대통령이 2013년 재임 중 사망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로 취임한 이래 13년간 장기 독재 가도를 달렸다. 베네수엘라 여당은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04년 대법관 수를 20명에서 32명으로 늘리면서 늘어난 12명 모두를 친정부 인사로 채웠다. 사법부까지 사실상 정권 아래에 둔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올 5월 25일 총선·지방선거에서 82.68%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부정 선거 의혹으로 기권하는 국민들이 속출하면서 투표율은 10%대에 그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에서도 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부정 선거 의혹을 받으며 제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5일 뉴욕 법원에 출석해 통역을 통해 “나는 결백하고 유죄가 아니다”라며 마약 밀매 공모, 코카인 수입 공모, 파괴적 살상 무기 소지 등 4개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나는 여전히 내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자신이 납치돼 법정에 섰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나는 베네수엘라의 퍼스트레이디”라며 “나는 무죄이고 완전히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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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반구 제패 ‘돈로 독트린’ 본격화···그린란드까지 겨냥
3일 마두로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며 미국에 각을 세웠던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2차 공격 위협에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베네수엘라가 처신을 잘하지 않으면 우리는 2차 공습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도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같은 날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균형 있고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공유 개발을 목표로 한 협력 의제를 놓고 함께 일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초대한다”고 물러섰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긴장하는 나라는 비단 베네수엘라뿐이 아니다. 반미 좌파 성향의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정권 안에 든 나라들로 꼽힌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5일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하고 “서반구가 미국으로의 대규모 이민을 방지하고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으로 잘 통치되게 하려 한다”며 안보의 방향타를 틀었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에도 미국이 중남미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에도 브라질에 대해 자신과 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쿠데타 모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을 두고 ‘마녀 사냥’이라고 비판하며 관세율을 10%에서 50%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기자회견에서도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향해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쿠바에 대해서는 “결국 우리가 논의하게 될 대상이 될 것”이라며 “실패한 국가”라고 비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에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국가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재차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도처가 러시아, 중국 선박으로 뒤덮여 있고 덴마크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EU)은 우리가 그린란드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린란드의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는 페이스북에 “더 이상의 압박도, 암시도, 병합 환상도 안 된다”며 “이제 그만하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들은 미국의 다섯 번째 지도자인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이 주창한 ‘먼로 독트린’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으로 부활했다고 평가했다. 이른바 돈로 독트린이다. 먼로 독트린은 유럽 국가의 아메리카 대륙 간섭을 반대하고 미국 역시 유럽의 지역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돈로 독트린은 먼로 독트린과 같은 고립주의를 띠지만 국익에 필요한 부문에는 정치·군사적 수단과 경제적 제재를 동원한다는 점이 다르다.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패권 강화는 올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눈을 외부로 돌려 지지율을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술이라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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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일 수 있지만 10년간 1000억 달러 투자해야···월가, 미국 채굴 가능성엔 ‘신중’
월가의 눈은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들이는 베네수엘라의 원유에 쏠렸다. 베네수엘라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원유 매장량은 3000억 배럴 이상이다. 잠재성만 놓고 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 원유 매장 국가라는 평가도 있다. 부실한 석유 기반 시설과 미국의 제재 탓에 현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이다. 이는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1%에 불과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제나 부정적인 NYT 등 주요 외신들은 미국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실제 투자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현재는 미국의 거대 석유회사 가운데 셰브론만 2019년 미국 정부에서 제재 면제 특별 허가를 받아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얼마 안 되는 양이지만 이 정도도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생산량의 25%에 해당한다.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차베스 전 대통령 때인 2007년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 자산을 국유화하자 현지 사업에서 손을 뗐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 공공정책연구소의 프란시스코 모날디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정책국장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을 1974년 400만 배럴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셰브론,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의 주요 석유 회사들이 앞으로 10년간 매년 약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씩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두로 대통령의 12년 재임 기간 동안 부패, 투자 부족, 화재, 절도 등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 채굴 계획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WSJ은 셰브론을 비롯해 미국의 석유·가스 업계가 미국의 이번 베네수엘라 급습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첫 거래일인 5일에는 일단 석유주의 수혜가 주가에 선반영됐다. 이에 힘입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23%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4%), 나스닥종합지수(0.69%)도 모두 상승했다. 특히 셰브론(5.10%), 엑손 모빌(2.21%), 코노코필립스(2.59%) 등 석유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슐럼버거(8.96%), 베이커휴스(4.09%), 할리버튼(7.84%), 발레로 에너지(9.23%) 등 유전 서비스와 장비 제조 기업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남미 정세가 불안해지자 록히드마틴(2.92%) 등 방산주도 상승했다. 미국이 2017년부터 600억 달러 이상의 외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베네수엘라 채권을 구조조정할 수 있다는 기대에 거래 중개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1.68%), 모건스탠리(2.55%), 골드만삭스(3.73%) 등 투자은행(IB) 관련주도 크게 올랐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중남미 정세가 어지러워지면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고조돼 주가와 유가 변동성도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대륙 패권주의 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금융시장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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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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