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인근 해역 배치된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은 미국의 전략적 초점이 자국이 '앞마당'으로 여기는 서반구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됐다.
미군 전력의 서반구 대량 배치가 일상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면서 미국의 중국 견제 약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력을 이용해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것은 서반구로의 '하드 파워' 전환을 확고히 했다"며 "이 행동은 펜타곤 내부에서 중국이 억제 없이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안팎에서는 베네수엘라 일대에 많은 전력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아시아, 유럽, 중동 등 다른 주요 지역에서 전력 유지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지난 3일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로 명명된 기습 작전 이후 미군 병력이 베네수엘라 영토 안에 남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카리브해에 대규모로 결집한 미군 함대가 베네수엘라가 새 정부로 이행하는 과정을 '감독'하기 위해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카리브해에는 원래 지중해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던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를 포함해 12척 이상의 함정이 배치되어 있다. 이들 함정 대부분이 유럽과 태평양 지역에서 동원됐다.
폴리티코는 카리브해에 대규모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이 중국을 최대의 위협으로 간주해온 오랜 초당적 합의를 약화하는 것으로 국방부의 일부 관료들 역시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국방부 관리는 "그 인력들은 어디서 빼 오는 것인가"라며 "서반구 전략이 신속하고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전략적 차원에서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미군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은 폴리티코에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한 서반구 작전이 미군의 국방 부담을 과도하게 늘릴 것이라면서, 이미 사실상 전시 체제로 운영 중인 상황에서 탄약 비축, 병력 배치, 해군 전력 운영 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당장 미 해군은 카리브해에 배치된 가장 중요한 전력인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의 운용부터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를 출항한 이 항공모함은 올해 함재기 착함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교체하는 중요한 정비를 앞두고 있다.
만일 베네수엘라 상황으로 현장 배치 기간이 연장되면 전체 11척에 달하는 미군의 세계 항모 배치 계획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과도한 확장"이라며 "이미 우리는 모든 지역을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데 만약 이란 사태가 다시 터지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라"고 우려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전직 해군 장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군이 해군 함정을 유럽과 중동에서 빼 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이 과도한 개입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단기적으로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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