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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패티서 핏물 '뚝뚝'···"이걸 어떻게 먹으라는 거냐" 환불 요구, 알고 보니

서울경제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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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배달 음식 사진을 조작한 뒤 환불을 요구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 영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현지 배달 시장에서는 AI 이미지 편집 기능을 이용해 음식 상태를 조작한 뒤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배달된 음식이 상했거나 덜 조리된 것처럼 꾸며 고객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공개된 사례를 보면, 정상적으로 조리된 햄버거 패티에 분홍빛을 입혀 덜 익은 고기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음식 표면에 곰팡이를 합성한 이미지가 등장했다. 케이크가 배달 과정에서 심하게 녹아내린 것처럼 표현하거나, 디저트 상자 안에 파리 이미지를 삽입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조작 이미지는 우버이츠, 딜리버루, 저스트잇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 제출돼 환불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플랫폼이 사진을 신뢰해 자동 환불 절차를 밟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검증이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허위 환불 요구 자체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사기의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진단한다. 영국 브라운 제이콥슨 로펌의 AI 전문 변호사 사라 레이노는 “최근 기업들이 현실과 구분하기 힘든 AI 조작 이미지를 이용한 고객 사례를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며 “사기 수법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불 비용이 고스란히 음식점에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체는 플랫폼이 충분한 조사 없이 고객 편의를 우선해 환불을 승인하는 경우가 잦다며 그 부담을 식당 주인들이 떠안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AI로 만든 사진 한 장에 매출이 날아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일부 배달 플랫폼은 환불 요청 시 고객에게 문제의 음식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시스템 구축 비용이 크고, 실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을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레이노 변호사는 “앞으로 배달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관리할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소매협회도 경고에 나섰다. 협회 관계자는 “AI를 이용해 이미지를 조작하고 환불을 받아내는 행위는 2006년 제정된 사기법에 따라 명백한 불법”이라며 “적발될 경우 법적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과 소매업체들은 사기성 환불을 가려내기 위한 점검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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