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리는 사물들'전 전시 전경 (눈 컨템포러리 제공)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눈 컨템포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9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중얼거리는 사물들'을 개최한다. 김민혜, 박원주, 이원우, 이의성, 조성국 등 다섯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익숙한 사물의 외관을 빌려오되, 그것이 기능이나 명확한 의미로 고착되기 이전의 상태와 그 조건에 주목한다. 전시 제목인 '중얼거리다'는 의미 있는 발화로 연결되지 못한 채 경계에 머무는 소리를 상징한다.
참여 작가들은 사물의 본래 기능을 부분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조작과 개입을 통해 대상을 모호한 상태로 전이시킨다.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사물을 명확히 해석하기보다 사물과 자신 사이에 발생하는 미세한 감각의 변화를 감지하도록 유도한다.
'중얼거리는 사물들'전 전시 전경 (눈 컨템포러리 제공) |
박원주는 굴곡진 유리와 왜곡된 프레임을 통해 시선의 매끄러운 관통을 지연시키며, 관람자가 표면을 더듬는 듯한 촉각적 경험을 하게 만든다. 이원우는 '이브닝 에어'(EVENING AIR)라는 문장을 단단한 스틸 위에 배치하거나 돌과 스틸로 막대사탕을 제작해 언어와 물질 사이의 어긋남을 통해 의미의 가변성을 질문한다.
이의성은 라디에이터나 김이 서린 거울 등을 통해 온도, 습도, 노동과 같은 보이지 않는 조건들이 관계 맺는 방식을 시각화한다. 김민혜는 테라코타 벽돌을 통해 견고함과 불확정성이 공존하는 조각의 상태를 탐구한다. 조성국은 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물질인 고양이 조각을 통해 사물의 외관에 대한 관습적 신뢰를 흔든다.
이번 전시는 사물에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대신, 우리가 사물을 이름과 기능으로 분류해 온 방식을 잠시 미뤄둔다. 관람자는 전시장에서 사물을 '읽어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규정되지 않은 채 머무는 사물들과 마주하는 감각의 시간을 공유하게 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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