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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무신사, 쿠팡을 자극한 진짜 이유는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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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보상안 따라한 쿠폰 마케팅
쿠팡 출신 인재 대거 영입하며 갈등 불거져
상장 앞두고 쿠팡 패션 확장 견제 목적도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쿠팡을 향해 연이어 '저격'에 나섰습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보상안을 그대로 따라한 '쿠폰 마케팅'을 펼치는가 하면 쿠팡과 벌이던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을 공개적으로 알리기도 했습니다. 그간 사업 영역이 달라, 부딪힐 일이 없던 두 회사가 갑자기 정면충돌한 배경에는 인재 확보 전쟁과 사업 영역 확장이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쿠팡 정조준

논란의 시작은 지난 1일 무신사가 내놓은 '새해맞이 그냥 드리는 혜택' 프로모션이었습니다. 무신사는 새해를 맞아 무신사 스토어(2만원), 무신사 슈즈(2만원), 무신사 뷰티(5000원), 중고 플랫폼 무신사 유즈드(5000원) 등 총 5만원어치 할인 이용권을 기존 회원과 신규 회원 모두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는데요. 이 쿠폰 구성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보상안과 똑같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쿠팡은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고객들에게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쿠폰은 항목별로 쿠팡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2만원), 알럭스 상품(2만원)으로 구성됐죠. 쿠팡의 보상안은 발표 직후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 쿠팡에서 물건을 사는 데 쓸 수 있는 금액은 5000원뿐이고, 쿠팡트래블과 알럭스의 경우 수십만 원 이상의 여행 상품이나 명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상안조차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쏟아졌죠.

무신사는 이런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쿠팡을 그대로 따라한 쿠폰을 내놓은 겁니다. 심지어 무신사는 해당 프로모션 안내 페이지의 이미지에 쿠팡 로고와 유사한 빨간색·노란색·초록색·파란색을 사용했죠. 누가 봐도 쿠팡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입니다. 무신사 관계자 역시 "새해를 맞아 고객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라면서도 "쿠팡 보상안을 겨냥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습니다.

무신사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새해 맞이 프로모션 이미지. /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무신사가 최근 진행하고 있는 새해 맞이 프로모션 이미지. /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이 쿠폰 마케팅이 큰 화제가 되자, 무신사는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쿠팡을 겨냥했습니다. 다음날인 2일 갑자기 무신사는 자사로 이직한 임직원들의 '전직 금지' 소송이 종결됐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무신사는 보도자료에서 '한 국내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이라고 표현했지만 업계에서는 쿠팡을 가리킨다는 것을 모두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보도자료는 쿠팡이 자사에서 무신사로 이직한 임원 2명을 대상으로 제기했던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지난해 11월 24일 기각됐으며 쿠팡이 결국 항고를 취하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쿠팡이 법원을 통해 임직원들의 이직을 막으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겁니다.


논란이 된 건 무신사가 보도자료를 배포한 시점이었습니다. 사실 쿠팡이 항고를 취하한 건 보도자료 배포 2주 전인 지난해 12월 17일이었는데요. 그 사이 무신사가 소송에서 사실상 이겼다는 보도도 여러 차례 나온 상태였죠. 그렇다 보니 이 보도자료 역시 쿠팡을 저격한 것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소송 종결 사실을 명확히 정리해 알리는 차원이었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쿠팡 저격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인재 확보 전쟁

사실 무신사와 쿠팡은 그동안 사업 영역이 크게 겹치지 않아 직접적인 경쟁 관계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쿠팡은 그간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등의 입점 브랜드나 올리브영과 같은 경쟁사와 갈등을 빚은 적은 있었지만 무신사와 부딪칠 일은 많지 않았죠.


그랬던 무신사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나선 것은 쿠팡과의 인재 영입 경쟁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무신사는 최근 몇 년간 쿠팡 출신 임직원들을 적극 영입해왔습니다. 지난해 12월 무신사가 'C레벨 책임 경영제'를 도입하며 선임한 9명의 C레벨 중 전준희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3명이 쿠팡 출신입니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 / 사진=윤서영 기자 sy@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 / 사진=윤서영 기자 sy@


쿠팡이 지난해 7월 무신사로 이직한 임원 2명을 상대로 전직금지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쿠팡은 '로켓배송' 등 영업비밀이 유출될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습니다.

쿠팡은 연매출 40조원대의 국내 최대 이커머스로 성장하면서 수많은 인재들이 거쳐간 곳입니다. 그만큼 쿠팡 출신 인력들의 이직도 잦은 편이죠. 쿠팡 입장에서는 자사의 핵심 기술이 경쟁사로 흘러나가는 것을 막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무신사 입장에서는 적법한 채용 절차를 거쳐 인재들을 영입했는데 쿠팡이 딴지를 걸려는 것으로 받아들였겠죠.


무신사는 보도자료에서 "앞으로도 적법하고 공정한 채용 절차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를 쿠팡 출신 인재 영입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쿠팡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고 있는 데다, 전직 금지 소송마저 패소하면서 임직원 이탈 가능성이 커진 상태입니다. 쿠팡 출신 인력을 영입하려는 기업들이 비단 무신사뿐만이 아닌 만큼 유사한 법적 분쟁이 더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업 충돌

무신사의 공격적 대응에는 상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데요. 무신사가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입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10조원의 밸류에이션은 다소 높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죠.

이처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시장 지배력과 성장성을 확실히 입증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쿠팡이 패션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무신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상장을 앞둔 무신사 입장에서 국내 최대 이커머스가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성장 스토리가 흔들릴 수 있겠죠.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 3천만건이 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천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쿠팡물류센터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 3천만건이 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천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쿠팡물류센터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역설적으로 쿠팡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무신사에게는 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패션 시장은 한자릿수 성장률에 그치고 있어 성장성 입증이 중요한 상황인데요. 국내 최대 이커머스와 경쟁한다는 이미지를 만들면 무신사의 위상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유리할 겁니다. 글로벌 시장 확장을 준비 중인 무신사로서는 투자자들에게 쿠팡과 맞붙을 수 있는 공격적이고 확장 가능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인 셈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일련의 저격에 대해 무신사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비꼬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과연 이 시점에서 적절하냐는 지적입니다. 무신사의 상장 준비와 쿠팡의 패션 사업 확장이 맞물리면서 두 회사의 충돌이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거론되는데요. 국내 이커머스 1위와 패션 플랫폼 1위의 경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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