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해 임대차 계약에 대한 갱신 계약을 체결한 건수가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갱신 건수는 총 9만 8719건에 달했다. 이 중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해 체결한 건수는 5199건으로, 전체의 5.27%를 차지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된 계약 갱신은 2021년에 1465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에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4101건을 기록한 뒤 2000건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5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며 전세를 낀 갭투자를 막자 전세 매물이 급감했다. 여기에 정부가 전세대출을 조이며 대출을 받지 못한 수요자들이 반전세·월세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집주인들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를 전세 대신 선택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갭 투자는 역설적으로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를 함부로 월세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해왔다”며 “전세보증금 반환부담이 없다면 집주인 입장에선 은행 이자보다 월세가 더 유리한 만큼 월세화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세 보증금 9억 8000만 원의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보증금 9억 원에 월세 40만 원 조건으로 계약 갱신이 체결됐다.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3.29% 상승했다.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연간 상승률이 3%를 넘었다.
올해도 전세의 월세화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전세물건이 마른 상황에서 입주 물량 감소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2만 2366개로, 1년 전(3만 1276개)보다 28.5%나 감소했다.
입주 물량 감소도 전세난과 월세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 6412가구로, 전년 대비 48%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 전체 입주 물량도 8만 1534가구로 전년(11만 2184가구)보다 약 2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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