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
지난해 서울의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사들인 외지인이 4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 거주자의 서울 집합건물 매수 규모는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의 끝물이었던 2022년부터 3만명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4만6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갭투자(전세 낀 매매) 제한에도 서울 집합건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을 매수한 외지인은 총 4만5822명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지난해 외지인의 서울 집합건물 투자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5만2461명) 이후 최대다. 2022년 서울 집합건물 매수 외지인은 3만8234명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2023년 3만2774명으로 감소했다. 2024년에는 서울 원정 투자가 소폭 증가해 3만8621명으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3만명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외지인의 서울 집합건물 매수가 늘어나면서 서울 전체 집합건물 매수인(18만2750명) 중 외지인의 비율이 25.1%였다.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4명 중 1명이 외지인이었던 셈이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규제를 잇달아 강화했지만 외지인 투자세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을 매수한 외지인은 6·27 대출 규제 이전인 5월까지 2000~3000명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6월 4800명대로 올라서더니 10월까지 4000명대를 유지했다.
정부가 10·15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규제지역 등 삼중 규제로 묶으면서 대책 발표 직후인 11월 서울 집합건물을 산 외지인은 3200명대로 줄었으나 12월 다시 4000명대로 올라섰다.
그래픽=정서희 |
외지인이 많이 사들인 집합건물이 소재한 지역은 강남권과 한강벨트였다. 강남 3구 중에서는 송파구의 외지인 투자가 3417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2501명, 2115명이었다. 한강벨트에서는 강동구(3024명), 마포구(2998명), 동작구(2418명), 성동구(2130명) 등의 매수세가 강했다. 영등포구(2891명)와 강서구(2590명)의 외지인 매수 규모도 큰 편이었다.
서울 집합건물을 매수한 외지인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경기 지역에 거주하다가 서울 집합건물을 매수한 사람이 2만780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이 3703명이었다.
지방에서는 경남 거주자가 241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충남(1483명), 강원(1290명), 부산(1220명), 경북(1129명), 대전(105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외지인의 서울 지역 집합건물 투자세가 두드러진 것은 서울과 다른 지역 간 주택 양극화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주간 상승률은 연 8.71%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집값은 1.13% 하락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예전에는 주택이든 근생이든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 안에서 좀 우수한 입지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판도가 바뀌어서 주택도 서울 지역을, 특히 투자 목적의 근생은 대부분 서울을 본다”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특히 강남권의 경우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규제가 강화되기 전 기대 심리로 (수요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집합건물 중 토지거래허가제 규제를 받지 않아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오피스텔, 다세대, 연립 등에 대한 투자 수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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