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9일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 할인분양 관련 현수막이 붙어있다. 정부가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약 3000호를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173가구로 지난 2012년(7만4835가구) 이후 12년 만에 최다 수준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2022년부터 5만호 수준이다. 지난해 지방 미분양 주택은 5만3000호로 이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7200호에 달한다. 대구·경북 등 지방 아파트의 대규모 미분양은 중견 규모의 건설사까지 영향을 받았을 정도다. 2025.02.19. lmy@newsis.com /사진=이무열 |
대구 지역 아파트 미분양 주택 물량이 약 4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를 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분양과 착공이 급감한 데 따른 공급 축소 효과가 통계에 반영된 결과로, 오히려 준공 후 미분양이 빠르게 누적되며 시장 구조는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대구 지역 미분양 주택은 721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2월(1977가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구 미분양은 2022년 12월 1만3445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2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미분양 해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수요 회복이 아닌 공급 위축에 따른 착시효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금리 기조와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분양 시기를 늦추거나 사업을 보류했고, 이 영향으로 신규 미분양이 쌓이지 않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구는 2023년 이후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급감했다. 신규 공급이 크게 줄면서 과거에 누적된 미분양 물량이 시간 경과와 할인 분양 등을 통해 일부 소진됐고, 이 과정에서 전체 미분양 총량이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을 덜 했으니 미분양도 덜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통계적 착시는 준공 후 미분양 지표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5년 11월 기준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3719가구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 126가구에 불과했던 준공 후 미분양은 2022년 12월 281가구, 2023년 12월 1044가구로 늘었고, 2024년 12월에는 2674가구까지 증가했다. 4년 만에 약 30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분양을 마쳤음에도 입주자를 확보하지 못한 주택이다. 단순한 분양시장 침체를 넘어 실수요 부진과 가격 부담, 입지 경쟁력 저하가 동시에 반영되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준공 이후에도 장기간 해소되지 않는 물량은 할인 분양이나 임대 전환 없이는 소진이 쉽지 않아 건설사와 시행사의 재무 부담으로 직결된다.
시장에서는 대구 미분양 구조를 두고 양은 줄었지만 질은 더 나빠졌다고 평가한다. 전체 미분양 총량은 2022년 12월 1만3445가구에서 2025년 11월 7218가구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은 281가구에서 3719가구로 급증하며 장기 재고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분양시장 정상화와는 거리가 먼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금융 부담도 리스크로 꼽힌다. 준공 후 미분양이 늘어나면 시행사는 잔금 유입이 막힌 상태에서 금융비용과 보유 비용을 떠안게 된다.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이자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할인 분양이나 사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업계에선 향후 대구 주택시장이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급 조절을 넘어 가격 조정과 실수요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분양 총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 누적되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구 미분양 감소를 근거로 시장이 바닥을 통과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공급이 다시 재개되는 시점에서 수요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미분양이 재차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미분양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미분양이 쌓일 여건 자체가 사라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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