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틀버러=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미 버몬트주 브래틀버러에서 손팻말을 든 시위대가 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6.01.05. |
전 세계가 2026년 시작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극단적인 경제·안보 메시지에 긴장과 혼란에 빠지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물가 압박에 밀려 관세 인상을 유예하는 '경제적 후퇴'를 선택하더니, 이튿날에는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하고 대통령을 체포하는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임을 자임해왔다. 그는 협상을 통한 종전 가능성을 강조하며 '평화주의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왔다. 그러나 2~3일(현지시간) 미군은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압송을 위해 베네수엘라 수도 등을 공습했고, 이 과정에서 마두로의 쿠바인 경호 인력과 민간인 등 수십 명이 희생됐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새 정부 수립 때까지 국가운영 개입을 선언하는 한편 그린란드, 콜롬비아 등에 대한 공습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제 분쟁 종식을 외치는 동시에 다른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며 군사·정치적 위기를 촉발하는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이중성은 그의 전매특허인 관세 정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동맹과 파트너를 무차별적으로 압박하던 트럼프 행정부는 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었던 관세 인상을 연기하고, 일부 품목의 관세를 내렸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던 기세가 11월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생존 게임 앞에서 맥없이 꺾이는 '고무줄 관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미국 정책의 일관성이 사라진 자리를 트럼프의 '정치 쇼'가 채우면서 기업들은 트럼프의 SNS(소셜미디어) 한 줄에 사업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고, 미국 동맹과 파트너들은 미국의 보호를 믿기보단 언제든 변덕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공포에 직면하게 됐다.
일관되지 않은 트럼프의 행보는 미국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졌다. 한때 불패의 상징이었던 미국 예외주의에는 균열이 생겼고, 인위적으로 유도한 달러 약세는 미국 패권의 근간을 훼손하는 자충수가 됐다. 아직 강세를 보이지만 블룸버그는 트럼프 2기 시작 이후 미국 증시와 GDP(국내총생산) 성장세가 세계를 압도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제 미국은 전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는 '리스크 발원지'가 됐다. 트럼프의 변덕이 경제와 안보를 삼킨 지금, 각국은 이전보다 더 견고한 대응책을 마련할 때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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