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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유럽과 반대 ‘전기차 강제’, 대책 갖고 급발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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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수소차로 못 채우면 대당 최대 300만원의 벌금을 판매 기업에 물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신차 중 전기차 등의 비율이 13.5%인데, 5년 만에 50%로 늘리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과속 규제다. 당장 올해 목표치가 28%인데, 현대차·기아의 예상 벌금만 1300억원이다.

이런 급진적인 내연차 폐기 정책은 글로벌 흐름과 반대다. 미국과 유럽(EU)은 최근 전기차 전환 목표를 잇달아 늦추고 내연차와 공존을 모색 중이다. 자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붕괴를 막기위한 생존 전략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협력 업체와 정비·판매망을 포함, 고용만 약 190만 명이다. 반도체 산업(약 18만 명)보다 훨씬 큰 후방 효과를 가진 핵심 산업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인 우리 자동차 산업이 왜 환경 탈레반들의 과속 규제에 떠밀려가야 하나.

전기차뿐만이 아니다. 22일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은 너무 경직돼 있어 국내 벤처 업계의 80%가 “싹을 자르는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EU와 달리 우리 정부는 적응 기간, 유예 기간 없이 법을 밀어붙이며 의료·교육뿐 아니라 공공 서비스 전반을 ‘고영향 AI’로 묶어 보고 의무를 지우려 한다. 미국과 일본은 가이드라인 등으로 민간의 자율적 준수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이라는 목표치를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은 속도를 늦추고 있는데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간다. 미·중은 ‘탈석탄 동맹’에서도 빠졌는데 우리는 앞장서 가입했다. 남들은 실리적인 속도 조절에 나서는데 우리만 앞장서 절벽으로 달리는 형국이다. 미·중에 비하면 매우 작은 비중인 우리가 온갖 피해와 부작용을 무릅써서 얻는 게 무언가.

문재인 정부의 탈레반적인 탈원전 정책이 어떤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는지 모두 보았다. 글로벌 기준보다 앞선 환경 규제와 정책 규제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추락시키고 이들을 해외로 내모는 자해 행위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은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속도와 과정을 모색하며 가야 한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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