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가 이르면 이달 초 미국에서 먹는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출시한다. 비만 치료의 대중화와 더불어 무게중심을 단기 체중 감량에서 감량 후 장기 유지로 옮기는 전략이다. 덴마크에서 만난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들 역시 알약이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통해 감량 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이달 초 미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먹는 비만약 '위고비 알약(Wegovy® pill·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을 출시한다. 체중 감소뿐 아니라 장기적인 체중 유지와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 감소까지 적응증에 포함된 비만치료제다. 초기 용량(1.5㎎)은 월 149달러(약 22만 원)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요 비만치료제 중 가장 저렴하다. 주사제 대비 알약 생산비가 낮은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비만치료제가 빠르게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덴마크 본사에서 만난 필립 놉 노보노디스크 의학 책임자(CMO)는 “주 1회 주사제와 1일 1회 알약 가운데 환자와 의사가 치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며 “혈중 약물 노출이 주사제와 동일하다는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제형 간 전환을 통한 복약 지속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것으로, 먹는 약은 감량 이후 단계에 맞춘 저용량·개인맞춤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놉 CMO는 위고비 알약이 비만치료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했다. 주사제 보다 접근성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비만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 실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구조적 치료 공백이 있는 만큼 경구형 비만약 시장은 이미 큰 잠재 수요를 안고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실제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6년 약 599조 원에서 2030년 1358조 원, 2034년에는 1700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주사제 중심의 치료 환경에 경구형 치료제가 추가되면서 장기 유지 치료에 대한 시장 저변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중장기적으로 고용량 제형과 장기 투여 모델로 치료 옵션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위고비 중 가장 용량이 높은 2.4㎎보다 용량을 높인 7.2㎎ 고용량 제형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이달 중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놉 CMO는 “장기적으로 월 1회 투여 제형도 검토하고 있다”며 “다양한 용량과 제형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도 노보노디스크를 비롯한 제약사들의 이같은 접근법이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었다. 헤닝 베크-닐센 코펜하겐대 내분비학과 교수는 “비만은 개인의 의지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식욕과 섭식 행동까지 포함한 유전적 영향이 큰 만성질환"이라며 "환자 개인의 자유의지만으로 장기 체중 유지에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 현장에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는 감량 자체가 아니라 감량 이후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식욕을 조절하는 저용량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매일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 제형은 순응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펜하겐=박지수 기자 syj@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