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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보다 빨랐던 신호...다시 움직인 '펜타곤 피자 지수' [앵커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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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습적인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조짐을 가장 먼저 알아챈 곳, 정보기관도, 언론도 아닌 '피자 가게'였습니다.

새벽 2시, 워싱턴의 피자 가게에 주문이 몰려든 건데요.

평소와 다른 움직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 핵심 인사 체포 작전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피자 지수'가 움직인 겁니다.

피자 지수는 미국 정부 핵심 기관의 야식 주문량으로 전쟁이나 정치적 격변을 엿볼 수 있는 걸 뜻하는데요.

원리는 단순합니다.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인력은 한꺼번에 사무실에 묶이고, 밖으로 나갈 시간은 사라지죠.


결국, 남는 선택지는 하나, 피자 배달인데요.

이 지표가 처음 주목받은 건 1990년대 초입니다.

워싱턴의 한 피자 가게 점주가 "뉴스보다 주문표가 더 먼저 움직인다"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단순한 우스갯소리로만 넘길 수는 없는 게,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전 CIA 본부의 피자 주문은 평소의 4배로 늘었고, 1991년 걸프전 개시 전날에는 백악관과 펜타곤 일대 주문량이 10배까지 증가했습니다.

군사 작전뿐이 아니었습니다.

소련 쿠데타, 클린턴 대통령 탄핵 정국, 최근의 중동 공습까지, 정치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때마다 워싱턴의 밤은 유난히 치즈 냄새가 짙었습니다.


피자 지수가 항상 맞아떨어진 건 아닙니다.

빈 라덴 사살 작전처럼 소수 정예가 장기간 준비한 비밀 작전에서는 주문량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미 정부 역시 주문 시간을 분산하거나 군용 식량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피자 지수를 의식해 온 건데요.

하지만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처럼 짧은 시간에 대규모 인력이 동시에 투입되는 작전에서는 대량 주문이 불가피했던 거로 보입니다.

기밀은 숨길 수 있어도 허기는 숨길 수 없었던 걸까요.

현대 정보전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피자 지수에 급기야는 피자 지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SNS까지 등장했는데요.

오늘 밤, 백악관과 펜타곤 주변의 피자 지수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YTN 윤보리 (ybr07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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