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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 ‘힘의 논리’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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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군대를 투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전격 체포·압송했다. 유엔 헌장은 타국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을 해치는 무력위협,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으며, 오로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군사개입을 허용하고 있다. 마두로를 미국 법정에 세우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조치는 국제법을 무시한 ‘힘의 논리’의 관철이라는 측면에서 정당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평화 안전판인 국제법은 준수돼야 한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에게 불법 마약 거래로 얻은 수익으로 무장단체 활동을 지원하는 마약 테러 음모, 코카인 등 대규모 마약 미국 밀반입, 부패·돈세탁 등의 혐의를 제기했다. 미국과 국제 사회의 마약 퇴치 노력을 우습게 여긴 마두로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엔 회원국의 대통령을 체포한 사례는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1989년 축출된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은 군부 실력자였던 것에 비해 마두로는 국가원수다. 마두로 정권의 독재는 미국의 힘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국민의 힘으로 중단됐어야 했다. 미국의 군사 조치가 민주정치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에도 주권 침탈·내정간섭의 폭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공개한 최고 외교안보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국의 안마당인 서반구(남북 아메리카)에서 경찰 역할을 하는 ‘신(新)먼로주의’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 성공 후 “우리의 새로운 NSS 아래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미국의 군사력이 쿠바, 콜롬비아 등 반미 성향의 국가로 향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은 베네수엘라 사태는 동북아 안보 위기를 부르는 나비의 날갯짓이 될 수 있다. 해외 언론은 미국의 노골적인 국제법 무시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국의 공세적 군사 노선은 북·중·러 밀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 집착도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번 작전 성공을 계기로 미국의 대(對)이란 압박이 고조되면 분쟁의 불씨가 화약고이자 우리의 에너지 생명선인 중동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우리 정부는 국제 유가 대응, 현지 교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면서 향후 한반도 안보·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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