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
검찰이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 일부만 항소하는 편법을 택했다. 윤석열 정부 검찰이 전임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려 정치적으로 기소한 사건이었음이 명백해졌는데도 항소를 강행한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검찰 조직은 영원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검찰 무오류론’을 확인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것인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병주)는 지난 2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작성·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 비서실장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항소하지 않았다. 1심에서 전부 무죄가 나온 25개 공소사실 가운데 지엽 말단에 불과한 일부에 대해서만 항소한 것이다. 이런 꼬투리 잡기식 항소가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나.
검찰이 박지원 전 원장 등의 혐의에 대해 항소하지 못한 이유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명백한 증거로 논박당했기 때문이다. 박 전 원장이 삭제를 지시했다고 검찰이 기소한 ‘사건 관련 첩보 보고서’가 특수정보(SI) 원본 및 사본 등의 형태로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첩보의 민감성 때문에 배포선이 제한됐어야 하는데 그런 조치 없이 합참과 국정원에 전파됐다가 이를 뒤늦게 알고 급하게 삭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보고서 원본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소했다면 ‘조작 기소’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의 조사 결과를 번복했고, 그 이튿날 감사원은 감사위원회 의결도 없이 감사에 착수했다. 특히 유병호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가 끝나기도 전에 사무처 독단으로 중간발표를 통해 감사 내용을 공개해 ‘표적 감사’와 ‘피의사실 공표’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가정보원의 검찰 고발 역시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북한 눈치를 보느라 제 나라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서둘러 은폐한 친북 정권으로 전임 정권을 매도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노렸던 윤 전 대통령이 주인공이었던 셈이다.
이런 무책임한 정치 공세에 앞장서 칼춤을 춰놓고 반성을 해도 부족할 판에 항소를 강행하다니, 검찰은 역시 개전의 정이 없는 조직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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