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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러시아·중국은 규탄, 유럽 반응은 엇갈려···전문가 “유엔헌장 위반”[미 베네수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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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강제 이송하자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국제법 위반을 규탄하는 목소리와 함께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을 모든 국가가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남미 국가들은 미국의 공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베네수엘라 영토 폭격과 대통령 생포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이런 행위는 베네수엘라 주권에 대한 중대한 모욕이며 국제사회에 극히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라고 썼다.

오랜 기간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쿠바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카리브해 평화 지대가 잔혹하게 침략당했다”며 “범죄나 다름없는 미국의 공격은 용감한 베네수엘라 국민과 미주 대륙에 대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의식해 신중하게 반응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베네수엘라 국민 편에 서서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지지한다. 어떤 해법이든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열린 회담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일 영국 런던 다우닝가에서 열린 회담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작전을 조심스럽게 환영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영국은 “이번 작전에 어떤 방식으로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영국은 마두로 정권의 종식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서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의 작전에 대한 법적 평가가 복잡하다면서 “시간을 들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4일 엑스에 “앞으로 다가올 전환은 평화롭고 민주적이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대통령이 이러한 전환을 가능한 한 빨리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 당시 서구 주요국은 야권 후보인 곤살레스가 당선됐다고 판단해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AFP연합뉴스


반면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실은 “우리 정부는 외부 군사 행동이 전제주의 정권을 종식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믿는다”면서도 “마약 밀거래를 부추기고 조장하는 국가 기관의 경우와 같이, 자국 안보에 대한 하이브리드 공격에 맞서기 위한 방어적 개입은 정당하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엑스에 “자유가 전진한다! 자유 만세!”라는 글을 올렸다.

베네수엘라와 우호적 관계를 맺었던 러시아와 중국, 이란은 미국을 규탄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이 주권 국가에 서슴없이 무력을 사용하고 일국의 대통령에게 손을 쓴 것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란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국제법과 유엔헌장 제2조 4항을 위반한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마이클 슈미트 미 해군 전쟁대학 명예교수는 AP통신에 “법적으로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전쟁 중”이라면서 미국의 작전 전체가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로버트슨 전 시에라리온 유엔 전쟁범죄 재판소 소장은 가디언에 “현실은 미국이 유엔 헌장을 위배했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소가 최악의 범죄라고 규정한 침략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유엔헌장 제2조 4항은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해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로버트슨 전 재판소장은 “(이번 미국 작전이 불러올) 가장 분명한 결과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저지른 것과 같은 침략 범죄”라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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