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다목적 정밀유도무기’를 생산하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5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자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북한은 베네수엘라와 다르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50분쯤 북한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90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이번에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화성-11형’ 계열 2발인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한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첫 공개한 극초음속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마’일 가능성도 있다. 화성-11마는 화성-11가(북한판 이스칸데르)의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장착한 것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미사일의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11월7일 이후 약 2개월 만이고, 이재명 정부 들어 세 번째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날 국방부와 합참 등 관계 기관이 참석한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안보실은 “이번 도발 상황에 대해 면밀히 분석·평가하고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필요한 조치 사항들을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안보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을 위반하는 도발 행위”라며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안보실은 이 같은 내용을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
국방부도 이날 입장을 내고 “북한은 작년에 이은 지속적인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및 관계 정상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동향에 대해 추적했고,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라며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날은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따라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길에 오른 날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한·중의 관계 강화와 비핵화 문제 논의 등에 경계심을 표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비핵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1일 한·중 정상회담 당일에도 박명호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를 공개하면서 “백번 천번 만번 비핵화 타령을 늘어놓아도 결단코 실현시킬 수 없는 ‘개꿈’이라는 것을 우리는 인내성 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 미국으로 압송한 상황에서 북한이 방어기제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베네수엘라와 다르다는 메시지를 낸 것일 수 있다”라며 “자신들은 ‘핵 강국’, ‘군사 강국’으로서 유사시에는 언제든 공격적 억제력으로 맞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경고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해 전술유도무기의 생산 실태를 파악했다고 노동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수한 우리의 전술유도무기 체계의 잠재적인 군사 기술력과 효과성은 앞으로 방사포 체계까지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군사적 효용 가치가 크다”라며 “현행 생산능력을 2.5배가량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공장은 이스라엘의 정밀 유도무기 스파이크 미사일과 외형이 닮은 ‘북한판 스파이크’를 생산하는 곳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대외에 과시하고, 내부적으로는 국방 분야 성과를 강조해 결속을 도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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