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저기 가서 놀아라"… 김연경의 독설, 순둥이 인쿠시를 '괴물'로 깨웠다
리시브 효율 19%? 상관없다! "블로킹 뚫고 죽어라 팼다" 48%의 맹폭
박혜민-자네티-인쿠시 '공포의 삼각편대' 떴다
[파이낸셜뉴스] "블로킹이 있어? 없어? 없는데 왜 페인트를 넣어! 그렇게 할 거면 경기에 들어가지도 말고 저기 가서 놀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기업은행 알토스와 원더독스의 2차전. 당시 신인 감독이었던 김연경은 작전 타임 도중 코트가 떠나갈 듯 호통을 쳤다. 노마크 찬스에서 소극적인 페인트 공격을 시도한 인쿠시를 향한 '일갈'이었다. 김 감독은 "상대 블로킹이 낮으면 그쪽으로 사정없이 올려서 패야 한다. 상대가 '너무하네' 싶을 때까지 죽어라 패는 게 공격수다"라며 뼛속까지 파고드는 독기를 주문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026년 1월, 프로 무대에 선 '김연경의 제자' 인쿠시가 스승의 주문을 완벽하게 이행했다.
리시브 효율 19%? 상관없다! "블로킹 뚫고 죽어라 팼다" 48%의 맹폭
박혜민-자네티-인쿠시 '공포의 삼각편대' 떴다
새해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인쿠시.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블로킹이 있어? 없어? 없는데 왜 페인트를 넣어! 그렇게 할 거면 경기에 들어가지도 말고 저기 가서 놀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기업은행 알토스와 원더독스의 2차전. 당시 신인 감독이었던 김연경은 작전 타임 도중 코트가 떠나갈 듯 호통을 쳤다. 노마크 찬스에서 소극적인 페인트 공격을 시도한 인쿠시를 향한 '일갈'이었다. 김 감독은 "상대 블로킹이 낮으면 그쪽으로 사정없이 올려서 패야 한다. 상대가 '너무하네' 싶을 때까지 죽어라 패는 게 공격수다"라며 뼛속까지 파고드는 독기를 주문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026년 1월, 프로 무대에 선 '김연경의 제자' 인쿠시가 스승의 주문을 완벽하게 이행했다.
인쿠시는 지난 3일 열린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 그야말로 '각성'했다. 사실 프로 입단 초기 3경기 동안 인쿠시는 김 감독에게 혼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리시브는 불안했고, 수비 부담 탓에 장점인 공격마저 위축된 모습이었다. '거품론'까지 고개를 들던 찰나였다.
하지만 4번째 경기는 달랐다. 이날 인쿠시는 김연경이 심어준 '독기'를 코트 위에 쏟아부었다. 1세트부터 폭발했다. 서브 득점을 포함해 혼자서만 7득점을 쓸어 담으며 본인의 한 세트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신인 감독 김연경 중 한 장면 캡쳐. 김연경 감독이 인쿠시에게 자신있는 모습을 요구하며 질책하고 있다.신인감독 김연경 캡쳐 |
달라진 것은 기술이 아닌 '마인드'였다. 과거라면 페인트를 놓았을 상황에서 인쿠시는 김 감독의 말처럼 "사정없이" 팔을 휘둘렀다.
2명의 블로커가 가로막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사이를 뚫어버리는 과감함에 GS칼텍스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세트 공격 성공률은 무려 60%. 작은 신장에도 탄력을 이용해 내리꽂는 스파이크는 관중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2세트 활약은 더 눈부셨다. 주인공은 박혜민이었지만, 무려 5연속 서브를 구사하며 상대 리시브 라인을 초토화하는 모습이 나왔다. 강한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려 네트를 넘어오는 공을 다이렉트 킬로 연결한 장면만 두 차례.
이는 김연경이 그토록 강조하던 "상대를 압살하는 배구" 그 자체였다.
특히 24점째 세트포인트 상황, 공이 네트에서 떨어져 길게 올라오자 망설임 없이 밀어 쳐 터치 아웃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인쿠시가 더 이상 '초짜'가 아님을 증명하는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물론 과제는 여전했다. 이날 인쿠시의 리시브 효율은 19%(4/21)에 불과했다. 여전히 목적타의 대상이었고 수비는 불안했다. 하지만 인쿠시는 그 불안함을 압도적인 화력으로 덮어버렸다. 이날 12/25, 48%에 달하는 고순도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박혜민-자네티와 함께 정관장의 완벽한 '삼각편대'를 완성했다.
여자배구 정관장의 인쿠시(오른쪽)가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낸 뒤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
인쿠시의 맹활약 속에 정관장은 인쿠시 영입 후 처음으로 3-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정관장은 여전히 최하위다. 하지만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단순히 팀이 이겨서가 아니다. 김연경에게 호되게 혼나던 '그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깨지고 부딪히며 성장하는 서사, 꼴찌 팀이 그와 함께 조금씩 기어올라가는 그 드라마에 매료된 것이다.
"인쿠시 봤어? 어떻게 때리는지?"
과거 김연경 감독이 했던 말이 이제는 찬사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 스승의 독한 가르침을 '사정없는 스파이크'로 증명해 낸 인쿠시. 지금 V리그는 뜨거운 '인쿠시 열풍'에 휩싸여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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