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를 피하기 위해 전기장판·난로 등 난방 기구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난방 기구를 잘못 사용했다간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2017~2019년 저온화상 사고 가운데 63.1%가 2~3주간 치료받아야 하는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인 화상은 '고온'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의미하는데, '저온화상'은 체온(36.5~37도)보다 조금 높으면서 40∼50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돼 손상당하는 것입니다. 장시간 피부가 열에 노출되면 해당 부위로 가는 혈류가 떨어지고, 축적된 열이 다른 부위로 이동하지 못해 해당 부위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화상을 입게 됩니다.
섭씨 45도 이하일 경우 조직 손상이 거의 없지만 45∼50도에서는 세포가 부분적으로 손상되며, 50도 이상에선 세포의 단백질 성분이 변형됩니다. 미국화상학회지는 44도에서 6시간, 45도에서 3시간 동안 피부가 노출되면 인체에 심각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저온화상의 증상으로는 △색소 침착 △붉은 반점 △열성 홍반 △가려움증 △물집 등입니다. 2015년 대한화상학회지에 실린 '저온화상의 발생기전과 임상증례' 논문에 따르면 사람의 피부와 열전도가 비슷한 실리콘 블록을 전기요로 덮은 뒤 온도변화를 7시간 동안 관찰했더니 1시간 뒤 40.9도, 3시간 뒤 51.8도, 5시간 뒤 56.1도로 온도가 상승했습니다. 연구팀은 "인체의 피부는 52도에서 1분 만에 표피세포가 완전히 괴사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저온에서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일반 화상보다 증상을 바로 알아채기 어렵다는 게 함정입니다. 특히 △외출이 어렵고 추위를 쉽게 느끼며 감각이 떨어진 어르신 △술을 마셨거나 약물을 복용한 사람 △당뇨병으로 감각이 떨어진 사람은 저온화상을 입고도 증상에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면서 뒤늦게 병원을 찾아 더 큰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부가 약한 영유아,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핫팩, 휴대용 손난로 등을 장시간 사용할 때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저온화상은 응급처치가 중요합니다. 시원한 물이나 생리식염수 등으로 화상 부위를 식혀준 후 화상흉터연고 등을 바르고 거즈 등으로 감싸주면 됩니다. 단, 너무 차가운 물이나 얼음, 수압이 강한 물줄기로 식히는 건 화상 부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삼가야 합니다.
전기매트는 체온과 가까운 37도 정도로 유지하고,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전기매트 위에 이불·담요를 깔고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핫팩, 휴대용 손난로는 커버·손수건을 이용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합니다. 난로는 1m 이상 거리를 유지합니다. 난방 기구를 켜 실내가 따뜻해지면 쉽게 잠들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잠들기 전에 난방 기구를 끄거나 낮은 온도로 변경해야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배강호 울산엘리야병원 과장(외과 전문의).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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