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높은 원·달러 환율과 물가 상승세 확대가 우려되는 가운데 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의 60%가 올해 건설경기가 더 침체할 것으로 봤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큰 데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을 이유로 꼽았다.
“금리 너무 높다” CEO 전원이 자금 조달 어려움 토로
헤럴드경제가 국내 주요 건설업 CEO 16인을 대상으로 2026년 부동산 시장(거래·분양·수요 등) 전망을 물은 결과 56.3%(9명)가 ‘다소 침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침체할 것’이라는 답변도 6.3%(1명) 나왔다. 총 62.6%(10명)가 침체 국면을 예측한 것이다.
그 외 ‘보통 수준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8.8%(3명)에 그쳤다.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 이도 18.8%(3명)에 해당했지만, ‘매우 활황’을 응답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 |
부동산 시장의 침체 국면을 예상한 요인으로는 ‘금리’ 등 대내외적 경제지표의 불확실성이 꼽혔다. CEO에게 최근 금리 수준과 PF 시장 위축 등을 체감하는 정도를 묻자 62.5%(10명)가 ‘다소 심각’을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37.5%(6명)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설문참여 CEO 전원이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고 답한 것이다.
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PF 불확실성 감소 등 우호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막상 건설업계가 체감하는 경기는 착공 감소 등 누적된 선행지표 부진과 지역 건설경기 양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여전히 회복을 제약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정부는 PF 연착륙을 목표로 보증 확대, 부실사업장 정리,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했다. 그 결과 2025년 9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익스포져(위험 노출 금액)는 177조9000억원으로 2024년 말(202조3000억원) 대비 24조4000억원(12%) 감소했다.
다만 이는 정책 개입에 따른 일시적 결과일 뿐, 구조적 회복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일관된 설명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건설업 차입금평균이자율은 2024년 말 6.01%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6월 기준 4.61%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아직 많은 건설업체가 높은 금융비용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국토장관도 “위축된 건설산업 회복 필요”…활성화 대책 기대
정부도 건설경기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신년사에서 “위축된 건설산업의 회복은 경제 전반의 회복과 맞물려 있다”면서 “막힌 대목은 서둘러 풀고, 산업의 방식은 더 스마트하게 바꿔 건설산업이 다시 성장할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 경제 성장을 위해선 건설경기 반등이 꼭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작년 3분기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기준·직전분기 기준·잠정치)이 1.3%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 성장이 커진 까닭은 건설·설비투자 회복이 주효했다. 한은은 “건설투자는 (3분기 성장률) 속보치에서 -0.1%로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번 발표에서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6% 증가한 것으로 수정되며 6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면서 “일부 건설사 안전사고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악재가 있었지만 반도체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비주거용 건물은 견조했고 주거용 건물 감소폭도 줄면서 예상보다 좋았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향후 금리의 움직임이다. 시장에선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더 늦어질 것으로 본다. 한은은 지난해 말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높아진 환율, 내수 회복세 등으로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밝힌 것이다.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건설시장은 부정적 요인이 더 커진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에 따르면 건설경기의 긍정 요인으로는 ▷새 정부의 경기 활성화 기대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 완화 ▷공사비 상승 완화 ▷수익성 일부 회복 등이 언급됐지만, 부진 요인은 ▷허가 및 착공 등 선행지표 부진 ▷기성, 투자 등 동행지표 급감 ▷안전사고 우려에 따른 심리 악화 ▷부동산PF 불확실성 여전 ▷지역 건설경기 침체 및 양극화 등이 꼽히며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한편 김성은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주택산업은 바닥 서민경제와 국가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연관산업과 고용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산업에 비해 탁월하다”며 “주택건설산업이 정상화 돼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원활한 PF 자금조달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주택사업자 유동성 지원 방안과 소규모 정비사업 중소중견주택업체 참여 활성화 방안 마련, 표준건축비 인상 정례화 등을 통한 민간건설임대주택공급 활성화, 하자기획소송에 대한 대응체계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