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2호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사 4인.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리스티나 코흐, 빅터 글로버, 리드 와이즈먼, 제러미 핸슨/ 미 항공우주국(NASA) |
2026년은 미·중 우주경쟁이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다음 달 54년 만에 우주 비행사를 달로 보낸다. 중국 역시 달 탐사를 비롯한 다방면의 우주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2’ 임무에 따라 다음 달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발사한다. 오리온은 승무원 4명을 태우고 열흘간 달 궤도를 비행한 뒤 귀환할 계획이다. 현재 리허설을 마친 상태다.
인류가 달 주변을 비행한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 때가 마지막이다. 미국은 냉전 시기 소련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였지만 냉전 종식 이후 유인 우주 탐사 계획은 예산 문제 등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던 중 중국이 우주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달 탐사 계획을 재개했다.
NASA는 2022년 11월 ‘아르테미스 1’ 임무에 따라 달 주변 무인 테스트 비행에 성공했다. 유인 달 착륙은 2028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3’ 임무에서 시도한다. ‘아르테미스 2’는 일종의 준비 작업으로 승무원들은 ‘아르테미스 3’ 임무를 위한 안전 경로와 오리온의 생명유지시스템을 확인한다.
올해 말에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신형 시험 비행과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추진하는 무인 달 착륙 시험이 예정돼 있다. 아르테미스 3 미션에는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을 활용한다.
올해 미국이 ‘54년 만의 달 궤도 비행’으로 유인 우주탐사의 선두주자 지위를 재확인한다면 중국은 ‘최초의 달 남극 물 채취’에 도전한다.
창어 6호가 2024년 6월 달 남극에 착륙해 탐사 채취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
중국은 올해 무인 탐사선 창어(姮娥·항아) 7호를 달 남극으로 보내 얼음 형태의 물을 탐지하고 채취해 귀환할 계획이다. 달에 물의 존재를 확인할 경우, 중국이 이를 입증한 최초의 국가가 된다.
중국이 2007년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창어 1호는 최초로 달 뒷면 사진을 전송하고 2009년 달 뒷면에 충돌해 임무를 마쳤다. 2024년 6월 창어 6호가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샘플을 갖고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이 샘플을 바탕으로 향후 달에서 자원 채취, 도시 건설을 염두에 둔 연구를 하고 있다. 창어 6호는 달 토양에 가운데 중(中)을 새긴 바 있다.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임무를 수행할 비행사들을 보내는 선저우 23·24호 발사도 예정돼 있다. 중국은 2022년 12월 독자 우주정거장을 톈궁을 가동한 이후 6개월마다 비행사를 보내고 있다. 선저우의 후속 우주 탐사선인 멍저우 공개도 올해 예정돼 있다.
중국의 심우주 탐사 관련해서도 이정표가 세워질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발사한 중국 소행성 탐사선 톈원2호는 올해 소행성 2016HO3에 착륙한다. 2016 HO3는 태양을 공전하는 준위성천체로 톈원 2호는 이 소행성의 토양을 채취해 내년 지구로 귀환할 계획이다. 신화통신은 “우주 일정으로 2026년이 꽉 찼다”고 보도했다.
2025년 4월 선저우 19·20호 승무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 왕하오쩌(뒷줄 맨 왼쪽), 차이쉬저, 쑹링둥, 천둥, 천중루이, 왕제. 중국국가항천국·신화망 캡처 |
미·중 우주탐사 경쟁에는 과학기술만이 아니라 인문·사회적 유산과 외교적 영향력까지 드러난다.
NASA는 이번 아르테미스 2 계획에서 최초로 여성과 흑인 우주인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오리온에 탐승할 우주 비행사는 크리스티나 코흐, 빅터 글로버, 리드 와이즈먼, 제러미 핸슨 4명이다. 이 가운데 글로버는 흑인, 코크는 여성, 핸슨은 캐나다인이자 비 미국 국적자로서 최초의 달 궤도 비행에 나선다.
중국도 여성 우주비행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2014년 류양이 여성으로서 최초로 선저우 14호에 탑승했다. 왕야핑은 2021년 톈궁에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주선 밖에서 임무를 수행한 중국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 됐다. 2024년 발사된 선저우 19호 승무원 왕하오쩌는 중국에서 엔지니어 출신 여성 우주인이자 최초의 1990년대생 우주인이다. 소수민족 우주인의 선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파키스탄, 케냐,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 개발도상국 우주인들이 중국에서 훈련받고 있으며 향후 유인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은 미국이 우주 프로젝트 명칭을 그리스 신화 인물에서 따온 데 대응해 중국 전통신화와 역사적 인물에서 우주선 이름을 명명하고 있다. 창어는 달의 여신 항아, 톈원은 전국시대 초나라 시인 굴원의 시 천문(天問)에서 온 이름이다.
미·중 우주경쟁이 격화되면서 우주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달에서의 자원 채취 등이 우주 개발의 배경이 되고 있어 분쟁 여지도 있다. 반면 우주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우주인을 위협하는 우주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미·중이 협력할 여지가 생겼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 20호는 지난해 11월 우주쓰레기 파편과 충돌해 승무원들의 귀환이 연기됐다. 이후 승무원들은 선저우 21호를 타고 귀환했으며 중국은 이를 통해 우주 쓰레기 대응 경험을 쌓았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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