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간 인공지능(AI) 글로벌 패권 경쟁이 생성형 AI에 이어 피지컬 AI로 옮겨붙고 있다. 이런데도 한국은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에 가로막혀 피지컬 AI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날 판국이다. 제조업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등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 형태를 갖춘 AI를 말한다. 국방·의료·교육·소방 등 여러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은 2050년 5조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미국·중국 등의 주요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을 예고하면서 피지컬 AI 확산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우리 정부는 2009년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규제 만능주의 탓에 기술 혁신과 로봇 상용화가 더디다. 2019년 개발된 상업용 실외 자율주행 로봇 ‘개미’는 일반 보도 이용을 허가받는 데 4년이나 걸렸다. 지금도 실외 이동 로봇들은 복잡한 인증 절차 탓에 자율주행 시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사이 중국은 2024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원년’을 선언한 후 전 세계 로봇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휩쓸고 있다. 이에 놀란 미국은 자국 기업들에 휴머노이드 투자를 독려하고 로봇 산업 지원을 위한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하는 등 반격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배터리, 기계 부품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현대차·삼성전자는 자회사를 통해 휴머노이드 대량생산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만 뒷받침되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저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남은 골든타임이 5년가량에 불과하다는 점이 문제다.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구성하는 등 로봇 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펴야 한다. 규제 정비, 인력 육성, 인프라·금융 지원 등을 통해 민간투자를 이끌어내야 다가올 휴머노이드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특히 새로 형성될 미국 주도의 로봇 공급망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교한 통상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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