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기획재정부로 통합됐던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약 18년 만에 다시 나뉘어 개별 부처가 됐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여당이 기재부의 기능·권한을 분산하는 내용을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담아 강행 처리한 데 따른 것이다. 재경부는 기재부의 경제부총리직을 승계해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총괄·조정한다. 경제정책을 굴러가게 할 예산·기금의 편성·집행 권한은 기획처에 넘겨졌다. 국가 핵심 사무가 재경부와 기획처로 쪼개지면서 정부의 경제 컨트롤타워가 대내외의 거센 파고를 헤쳐나갈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특히 재정 건전성이 흔들릴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아니나 다를까 새해 초부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기획처는 무려 3400억 원대 새해 첫 예산을 집행했다. 대부분이 온누리상품권 배포, ‘천원의 아침밥’, 동절기 농가 지원 등 복지성 지출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기획처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한 데 호응한 모양새다.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의 선심성 돈 풀기에 예산 당국이 나라 곳간을 활짝 연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초대 기획처 장관 후보자인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의 사퇴 압박뿐 아니라 여당 내 일각의 임명 불가론까지 직면했다. 이 후보자는 의원 시절 인턴 직원에게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을 하고 사적 심부름까지 시키는 등 도를 넘어선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후보자가 일부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히기는 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의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책 사령탑이 재경부와 기획처 체계로 이원화됐어도 ‘경제 운전대’에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두 부처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 과거 재경부와 경제기획원 출신 경제 관료 간 반목의 역사가 재연되면 곤란하다. 앞으로 두 부처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혁파하고 신성장 산업 지원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부처 간, 부서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원팀’이 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신년사가 실천과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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