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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되길 바라는 사람들, 더 그렇게 봐달라" 수원 이정효 감독, 역대급 '광역 도발' 시전

파이낸셜뉴스 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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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시선이 나의 연료"... 안티마저 승리 동력 '괴물 멘탈'
"수원 선수들, 실수에 쫄지 마라" 강력한 '독기 이식'
"아이폰 버리고 갤럭시 쓴다"


수원 삼성 이정효 감독 취임.연합뉴스

수원 삼성 이정효 감독 취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금도 내가 잘 안되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다. 더 따가운 시선으로 봐달라."
이건 단순한 취임 소감이 아니었다. K리그 판 전체를 향한 섬뜩한 선전포고였다. 2일 수원 삼성의 제10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정효 감독이 또 한 번 자신의 '반골(反骨)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보통의 감독이라면 "영광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뻔한 모범답안을 내놓았을 자리다. 하지만 이정효는 달랐다. 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과 저주를 에너지원(原)으로 삼는, 말 그대로 '멘탈 괴물'이었다.

이날 취임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안티들을 향한 메시지였다. 이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담담하지만 뼈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책임감보다는 사명감이 있다. 지금도 내가 잘 안되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은데, 더 따가운 시선으로 볼 것이다. 그렇게 계속 봐주길 바란다. 부정적인 시선을 하나하나 무너뜨리면서 전진하는 내가 다른 지도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알고 있었다. 광주 FC 시절 보여준 파격적인 언행과 도발적인 인터뷰로 인해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그 혐오마저도 즐기고 있었다. 그는 "노력은 누구나 하지만 힘들 때 버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버티고 버티면 기회가 온다"며 자신을 지탱해 온 힘의 원천이 '오기'와 '버팀'이었음을 고백했다.

이정효 수원삼성 신임 감독이 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 차란차 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소감 및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사진=뉴스1

이정효 수원삼성 신임 감독이 2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도이치오토월드 차란차 스튜디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소감 및 각오를 말하고 있다. 2026.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사진=뉴스1


이는 패배의식에 젖어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2부 리그에 머물게 된 수원 삼성 선수들에게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착한 축구', '얌전한 축구'로는 절대 지옥 같은 2부 리그를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독기'를 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웅변한 셈이다.


이 감독은 외부를 향해서는 날을 세웠지만, 내부를 향해서는 파격적인 '실패 용인론'을 설파했다. 그는 "방어적인 인생보다 도전적인 인생을 살고 있다. 사회적으로나 축구로나 실수에 과민 반응하는데, 실수해도 괜찮다.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시즌 중요한 순간마다 위축되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수원 선수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은 진단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 훈련 태도나 생활 방식 등 모든 것을 바꿔놓고 싶다"며 단순한 전술 변화가 아닌, 팀의 체질 자체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흥미로운 장면은 또 있었다. 유명한 '애플 유저'인 그가 삼성 갤럭시로 휴대폰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단순히 모기업에 대한 아부가 아니었다. "나부터 구단 제품을 홍보해야 구단에서 많은 투자를 해줄 것 아닌가.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더 많은 투자도 받을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삼성의 이정효 감독과 수원 코치진. (사진=수원삼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2 수원삼성의 이정효 감독과 수원 코치진. (사진=수원삼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철저히 계산된 발언이다. 성적을 내고 구단의 지원을 이끌어내 다시 K리그1 정상을 노리겠다는 야망이 깔려 있다. 그는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면 리그 우승, ACLE 우승, 클럽월드컵도 나갈 수 있다"며 원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을 좌우명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그의 진짜 무기는 경청보다 더 강력한 '독기'였다.

자신이 망하길 바라는 세상의 시선과 싸워 이기겠다는 이정효. 과연 그의 이 지독한 '반골 기질'이 추락한 명가 수원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확실한 건, 2026년의 수원 삼성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고, 사납고, 재미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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