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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수출·물가…산적한 경제 과제 속 복잡해진 한은

머니투데이 김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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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형 회복' 경계…"통화정책, 정교하고 책임감있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고환율·부동산 우려에 물가 부담, 성장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물가와 환율 등을 고려하면 쉽게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장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금리 결정에 고려해야 할 정책변수 간 상충이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신년사에서 올해 통화정책에 대해 "매 순간 어려운 정책 판단을 요구받을 것"이라며 "다양한 경제지표를 자세히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 경로상 상·하방 위험이 모두 존재하고 물가 흐름도 환율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수도권 주택가격 동향도 지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에서 우선순위는 '환율'이다. 지난해 말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잇단 대책으로 1440원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한미금리차를 키워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최근 환율 수준만으로 과거 위기 상황과 유사하다고 보는 시각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높은 환율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내수기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환율 수준에 대해선 "최근 1400원대 후반의 환율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가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외환당국은 환율 수준 자체를 평가하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최근 외환시장에 대한 경계감을 표현한 셈이다.


특히 고환율은 물가에도 부담이다. 이 총재는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2.1%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면 물가 상승압력이 재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 이후 누적된 생활물가가 서민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변수는 성장 경로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지난해 1% 수준에서 반등하는 수치지만, 내용은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뚜렷하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부문 수출이 성장에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IT를 제외한 성장률은 1.4% 정도로 전망된다. IT와 수출 중심의 반등이 체감 경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경기 회복을 위한 통화정책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부문간 회복 격차가 커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클 것"이라며 "이런 'K자형 회복'은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구조전환 노력으로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논란도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시장의 기대와 어긋날 때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시장 기대에 후행하면서 위험을 최소화하기보다는 정책 여건이 변할 때 그에 따른 통화정책 방향성을 적시에 설명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첫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5일 열린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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