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7번째 시즌을 맞이한 '킹키부츠', 새로운 물결이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연말연시, 반짝이는 붉은색으로 치장된 샤롯데씨어터는 유난히 사람들이 북적인다. 티켓부스 앞 '매진'이라는 팻말은 당당하게 관객을 맞이하고 있고, 관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들뜬 마음으로 객석에 입장한다. 이들은 뮤지컬 '킹키부츠'를 보기 위한 관객들이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영국 노샘프턴의 한 구두 공장이 경영 위기에 직면하던 시기, 특별한 부츠를 제작하며 위기를 극복한 한 구두 공장의 실제 성공담을 각색한 작품이다.
강철 굽을 단 남성용 부츠를 개발한 스티브 팻맨의 성공 실화는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고, 이어 뮤지컬로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초연됐다. 지난 2024년 10주년을 맞은 '킹키부츠'는 벌써 7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화려한 롤라를 비롯해 엔젤의 향연으로 단순한 쇼뮤지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킹키부츠'에는 수많은 희노애락이 담겨있다. 판이하게 다른 인생을 살아온 듯한 드랙퀸 롤라와 구두 공장 사장 찰리의 접점은 언뜻 보기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두 사람은 아버지의 그늘에서 동경과 부담감 사이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공통점을 찾고서도 여전히 평행선 같은 두 사람. 이런 두 사람이 공통의 목표를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고난과 역경 끝에 찾아오는 기쁨은 짧고, 갈등은 다시 반복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고, 상처를 주고받아도 결국엔 화해와 용서, 포용이 남는다.
이런 파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소재만 낯설 뿐, 우리네 인생과 똑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전히 앞으로의 삶도 많이 부딪히고 힘들겠지만,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게"라는 위로가 울림을 주는 순간, 무대는 곧 축제가 된다.
본래도 '킹키부츠'는 인기 뮤지컬이었지만, 지난 2024년 패러디 쥐롤라의 등장 이후 화려한 쇼뮤지컬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더불어 공연장의 사이즈도 커졌다.
5년 만에 뉴캐스트로 등장한 백형훈은 저절로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 고운 선을 자랑하는 외모에, 입이 떡 벌어지는 팔뚝과 등 근육을 갖춘 황금 밸런스의 롤라를 완성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2010년 뮤지컬 데뷔 후 소극장부터 대극장까지 차근히 쌓아온 실력을 물 만난 듯 마음껏 뽐낸다. 록과 소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롤라의 창법은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파격을 두 차례나 거쳐온 요령일까, 아찔한 높이의 힐을 신고 '킹키부츠'의 대표 넘버라고 할 수 있는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 '섹스 이즈 인 더 힐(Sex Is in the Heel)'의 퍼포먼스를 완벽 소화한다.
갑자기 달라지는 작품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낫 마이 파더스 선(Not My Father’s Son)' '홀드 미 인 유어 하트(Hold Me In Your Heart)'는 백형훈의 타고난 미성으로 귀를 사로잡는다.
새로운 그룹 빅스의 메인보컬 켄은 지난 2015년 '체스'로 뮤지컬 무대 데뷔 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때로는 분노를 유발하는 철 없는 아이 같은 모습, 또 한 많은 식구들을 이끌어야 하는 기업의 수장의 리더십. 두 가지 얼굴을 적절하게 바꿔가며 강약 조절을 탁월히 한다.
롤라에게 '랜드 오브 롤라'가 있다면, 찰리에게는 '스텝 원(Step One)'과 '소울 오브 어 맨(Soul of A Man)'이 있다. 청량한 목소리로 부르는 '스텝 원'과 고뇌를 담아야 하는 '소울 오브 어 맨' 역시 앞서 말한 두 면모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다. 무대 매너는 어떠랴, 킹키부츠를 신고 휘청이던 모습은 찰나, 아이돌 다운 끼와 무대 장악력은 금세 극장을 압도한다.
10년이 훌쩍 넘어버린 '킹키부츠'는 대중성까지 사로잡으며 확실한 스테디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등장한 백형훈, 이재환이라는 뉴 웨이브는 '킹키부츠' 7번째 시즌의 최고의 선택이다.
엔젤 역 중 하나인 한선천 또한 주목할 만하다. 국내 초연부터 한 시즌의 공연을 제외하고 여전한 자리에서 여전한 미모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은 빼먹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편 '킹키부츠'는 오는 3월 29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사진=CJ ENM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