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권선구, 고성환 기자] 수원삼성 '이정효 시대'의 막이 올랐다. 명가 재건의 임무를 맡은 이정효 감독은 부담감 대신 신나게 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은 2일 오후 2시 수원시 도이치오토월드에서 이정효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K리그2 수원의 제11대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됐다.
앞서 수원 구단은 "명확한 축구 철학, 탁월한 지도 능력, 그리고 선수 육성에 강점을 가진 이정효 감독이 구단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그동안 구단의 진정성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영입을 추진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원은 "이정효 감독은 최근 해외 구단을 비롯한 여러 K리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수원삼성이 보여준 구단의 진심, 간절함, 그리고 무엇보다 감독에 대한 깊은 존중에 큰 신뢰감을 갖게 됐다. 그는 구단의 진정성에 마음이 움직여 수원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기자회견 진행을 앞두고 '이정효 사단'이 가장 먼저 공개됐다. 수원은 이정효 감독의 요청을 받아들여 모든 사단을 받아들였다. 마철준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조용태 코치, 신정환 골키퍼 코치, 김경도 피지컬 코치, 박원교 분석 코치, 조광수 코치가 입장했다. 마지막으로 양복을 차려 입은 이정효 감독이 박수갈채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2026시즌 수원이 입고 뛸 '엄브로' 유니폼 역시 공개됐다. 수원은 올해부터 엄브로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효 감독은 강우영 대표이사에게 건네받은 '등번호 11번 이정효' 유니폼을 착용하며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이후 도이치 모터스에서 그의 재임 기간 동안 BMW X5 스포츠 차량 지원을 약속하는 차량 후원도 짧게 진행됐다.
마침내 수원의 사령탑으로서 처음 마이크를 쥔 이정효 감독. 그는 "안녕하세요. 수원삼성 이정효 감독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역사와 전통을 가진 수원삼성에서 나를 선택해 주셔서 큰 영광이다. 이 취임식 자리에서 감명을 받았다. 준비하시는 수원삼성 구단 프런트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정효 감독은 "나보다도 내가 모시고 있는 코칭 선생님들 이름을 한 분 한 분 호명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코칭스태프분들을 이렇게 따뜻하게 맞이해 주신 강우영 대표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수원삼성에 온 것 같다. 그런 만큼 수원삼성이 원하는 큰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이하 이정효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 전문.
- 취임 소감.
안녕하세요. 수원삼성 이정효 감독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수원삼성에서 나를 선택해 주셔서 큰 영광이다. 이 취임식 자리에서 감명을 받았다. 준비하시는 수원삼성 구단 프런트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나보다도 내가 모시고 있는 코칭 선생님들 이름을 한 분 한 분 호명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코칭스태프분들을 이렇게 따뜻하게 맞이해 주신 강우영 대표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수원삼성에 온 것 같다. 그런 만큼 수원삼성이 원하는 큰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 밖에서 봤던 수원은 어떤 팀이었는가.
솔직하게 얘기하면 잘 보지 못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대해 생각하느라 너무 바빴다. 볼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12월 3일, 7일 경기(승강 플레이오프)는 유심히 봤다. 축구적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실점한 후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운영 면보다도 수원 선수들의 마인드와 프로 의식부터 좀 나와 다른 생각처럼 보였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미팅과 훈련을 통해 바꿔놓고 싶다. 프로 의식이나 훈련 태도, 생활 방식, 팬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경기적인 부분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 구단의 진정성 때문에 수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늘 구단 프런트분들께서 행사를 진행하시는 걸 보면 잘 아실 거다. 코치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을 호명하고, 나보다 내가 모시고 있는 스태프들을 먼저 부르는 존중을 보여줬다. 그리고 강우영 대표님이 날 얼마나 원하시는지 얼마나 따뜻하게 맞아주셨는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 같다. 감동받을 수밖에 없는 존중을 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마음이 많이 움직였다.
오늘 문구 하나를 읽었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감정이 섞이면 안 된다고 하더라. 하지만 스포츠는 감정에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결국 사람이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강우영 대표님께서 우리 팀을 얼마나 원하셨는지, 우리 팀의 일원들에게 얼마나 예의를 표하셨는지가 수원을 택한 이유다.
- 오전에 선수단 미팅을 했는데 가장 먼저 한 얘기는?
우리라는 표현을 썼다. 우리는 하나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축구에 대한 얘기를 짧게 했다. 하나가 되어서 골을 넣는 방법, 실점을 막는 방법, 결국엔 우리가 하나가 돼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아침에 만났을 때 인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얼굴을 마주치고 스킨십을 한다(눈을 마주치고 주먹인사). 전 선수가 전 스태프가 똑같이 인사한다. 여기에 많은 게 담겨있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밤에 잘 잤는지, 안 좋아보이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컨디션이 안 좋은지 물으며 일과를 시작하는 게 뜻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해오고 있다. 이건 변하지 않을 거다.
- K리그1 명문 구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수원에 부임했다.
내게 1부, 2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수원에서) 이정효를 원했고, 이정효라는 캐릭터를 상당히 존중해 주셨다. 내가 하는 축구,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선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인터뷰나 선수들 지도 방식에 대해서 선입견 없이 이정효라는 캐릭터를 원했기 때문에 여기에 왔다.
- 구단 프런트로부터 적극적인 투자 등 명가 재건 의지를 확인했는지.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고 얼마나 좋은 축구를 하는지 보여준다면 투자는 따라올 거다. 지금도 영입을 하고 있다. 지금 충분히 많이 도와주시고 계신다. 선수 영입에서도 내가 쉽게 쉽게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주시고 있다. 목표가 상당히 크다.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거기에 부합하기 위해서 신나게 해볼 생각이다.
- 공식발표 후 열흘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전화기를 많이 들고 있었다. 컴퓨터와 계속 일을 했다. 선수 영입 건을 처리하고, 가상의 스쿼드를 짠다고 우리 팀하고 거의 매일 소통했다. 박평식 국장님, 서영진 팀장님과 전화기를 붙들고 살았다.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지금 힘들고, 지금 바빠야 시즌엔 편하다. 그래서 바쁘게 살고 있다.
- 전술가들에겐 그걸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선수가 필요하다. 광주에서 축구와 달라질 수 있을까?
선수가 좋고 나쁘고에 그렇게 연연하진 않는다. 팬분들 입장에서 좀 더 퀄리티 높은 축구를 볼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일 거다. 내가 무리하게 뭔가 원하지는 않는다. 구단과 소통해서 영입할 수 있으면 영입하고, 안 되는 것에 대해선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원엔 좋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성장시키려면 훈련이 중요하다. 경기에 나서는 것보다도 질 좋은 훈련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퀄리티 있고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청했고, 어느 정도 됐다.
- 목표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인지?
K리그2도 그렇고 K리그1도 그렇고 많은 팀들이 목표는 같을 거다(웃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우승하기 위해서 뭐가 중요한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다. 내가 그냥 목표가 우승, 목표가 승격, 승격 후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고 싶진 않다. 과정이 중요하다. 우승이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든 클럽 월드컵 진출이든 훈련 과정이 먼저 중요하다. 내게는 시즌 개막전이 큰 목표라고 말하고 싶다.
- 큰 목표까지 타임라인 계획이 있는지.
당연히 플랜을 짰다. 우리 팀하고 얘기했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릴 거 같더라. 좀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선수들과 내가 성장할 거다. 거기에 더 초점을 맞추고 나아가고 싶다. 수원이라는 구단과 팀을 큰 무대에 돌려놓고, 나와 우리 코칭스태프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서라도 시간이 걸리겠으나 조금씩 차근차근 나아가겠다.
- 광주에 처음 부임했을 때 이정효와 지금 이정효는 어떻게 다를까.
처음 감독을 했을 땐 오늘처럼 많은 기자분들이 오지 않았다. 취임식도 없었다.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지도 못했다. 4년 후지만, 지금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내가 하는 축구, 내가 하는 말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반대로 이렇게 생각하고 싶다. 지금 내게 보여주시는 많은 관심과 집중을 어떻게 하면 경기에 뛰는 우리 선수들에게 가도록 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
- 부담감은 없는가.
부담은 되지 않는다. 부담이라기보다는 개막전을 위해서 어떻게 축구를 할지, 어떻게 준비할지, 찾아와주시는 수원 팬분들을 어떻게 만족시킬지가 머릿속에 있다. 부담 가질 시간도 없다. 이런 부담감이 좋다. 수원 팬덤이 K리그에선 제일 크다고 생각하다. 이 분들을 어떻게 하면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담감이란 단어는 머릿속에 없다.
- 밖에서 보던 수원 서포터즈의 응원을 직접 받게 된 소감은?
지난 시즌 아내가 수원 서포터즈의 응원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서 홈 경기를 찾아간 적이 있다. 내가 봤을 땐 열정들이 넘친다. 그런 팬분들을 만족시켜드려야 한다. 선수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많은 영향이 있을 거다. 질타도 필요할 거다.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질타를 하든 응원을 하든 많은 에너지를 얻어가셨으면 한다.
- 광주다움이라는 말을 재정의했다. 수원다움이라는 단어는 어떤 뜻으로 만들고 싶은지?
늘 해왔던 대로, 하던 대로 내가 했던 축구를 그대로 할 생각이다. 이번에 영국에서 경기를 보고 와서 느낀 점이 있다. 더 업그레이드해서 선수들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축구한다면 이전의 축구보다 더 박진감이 넘치지 않을까 싶다.
- 광주에서만 코칭스태프 12명과 함께 움직였고, 한 명이 더 추가됐다.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인데 소개해 준다면.
2022년 감독을 처음 시작했을 때 미래가 정해지지 않은 초보 감독을 위해 흔쾌히 나와 함께 해줬던 분들이다. 나와 정말 힘들게 시즌을 보내고 싸워온 분들을 수원에도 같이 오게 됐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없었을 거다. 어느 팀을 맡더라도 그분들과 같이 한다면 최고의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각자 역할에 대해서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주어진 계획과 목표를 모두 해낼 수 있는 분들이다. 충분한 데이터와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바로 구현하게 도와줄 수 있는 분들이다.
- 축구 인생에서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다. 본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작년 코리아컵 결승전 이후 이광용 아나운서에게 축구에만 더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다시는 축구 외적인 부분, 환경적 부분에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최대한 그 약속을 지키려 한다. 축구에만 몰두하려 한다.
- K리그2는 다음 시즌 17팀 체제다. 가장 큰 승격 라이벌은?
그 질문이 나올 거 같아서 준비해서 왔다. 가장 큰 라이벌은 우리 팬분들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고 좋은 에너지를 주시려고 노력하시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들에게 많은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난 신나고 좋다. 그런데 선수들은 부담감을 느낀다고 하더라. 선수들에겐 그걸 이겨내는 게 큰 라이벌이다.
- 지난 4년간 비주류의 대명사였는데 이젠 주류 물결에 올라왔다고 느끼는지? '제2의 이정효'를 위한 책임감도 있는지?
책임감이라기보다는 사명감인 거 같다. 지금도 내가 안 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광주에 있었고, 수원이라는 명문 구단에 왔기 때문에 더 따가운 시선으로 볼 거다. 계속 그렇게 봤으면 좋겠다. 그래야 하나하나 내가 깨부수고 전진하는 나를 보면서 동기부여가 될 거 같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아마추어 지도자분들이나 능력 있는 지도자분들이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노력은 누구나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 때 버티는 사람은 못 이긴다. 힘들어도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온다. 그러니 버텨라.
- 광주에서 가장 열받았던 기억이 알 힐랄전일 텐데 수원에선 그런 팀들도 꺾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
당연히 그리고 있다. 제주스 감독은 꼭 다시 한번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알 힐랄전은 0-7로 졌지만, 선수들은 아마 벽을 느꼈을 거다. 나도 당시에는 벽을 느꼈다. 하지만 그 경기를 계속 보면서 느낀 게 있다. 벽 뒤에는 뭐가 있을까 생각한다. 그 벽 너머에 다가가고 싶다. 그래서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면서도 방법을 찾고 있다. 이번에도 잘 보고 왔다. 어느 정도 방법을 또 찾았다. 끊임없이 버티고 노력하다 보면 내게도 좋은 기회가 올 거다.
- 전지훈련 목표와 수원에서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지 말해준다면?
어떤 팀을 만든다기 보다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선수들에게 계속 강조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과정 없이 결과만 생각하면 선수들이 나태해지고 안주하는 모습을 보게 될 거 같다. 그래서 훈련 과정을 더 중요시하게 만들겠다.
- 배고픈 선수들을 데리고 성과를 냈지만, 이미 성공한 선수들을 지도하는 건 미검증 됐다는 물음표가 있다.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 공부 잘하는 학생은 알아서 잘한다.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또 알아서 잘한다. 축구도 똑같다. 정말 뛰어난 선수, 이름 있는 선수들은 방법을 가르쳐주면 잘한다. 그리고 잘할 수 있게끔 계속 가르쳐주면 된다.
- 선수들과 대면식 첫인상은 어땠는지.
내가 느끼기엔 좀 기대를 하고 있는 거 같더라. 왜 기대하는지 잘 모르겠다(웃음). 기대한 만큼 내가 잘 준비하면 될 거 같다. 나도 선수들에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 나를 많이 걱정하는 거 같기도 하다. 미디어와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거다. 두려워하는 선수도 기대하는 선수도 있었을 거다. 본인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선수도 있었을 거다.
- 밝힐 수 있는 선수 영입이 있는지? 주로 보고 있는 포지션이 있다면?
선수 영입은 구단에서 이야기할 거다. 멀티 능력 있는 선수를 찾고 있다. 포지션은 센터백, 골키퍼,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윙포워드를 눈여겨 보고 있다.
- 올 시즌 각오를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자성어다. 아내에게도 많이 했던 말이다. 날 잘 컨트롤하시는 분인데 인터뷰 실수할까봐 항상 이렇게 얘기한다. 이청득심이라고 한다. 많이 들으라고 한다. 그래야 마음을 얻는다고 한다. 이 말이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내 인생의 밝은 빛을 만들어 줄 거 같다.
-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러 갈 때 경기보다 지도자를 보러 간다고 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면?
항상 자기 철학이 뛰어난 감독을 좋아한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수비 트렌드가 하나 있다. 그건 나만 알고 있겠다. 그래서 첼시 경기를 유심히 봤다. 마침 수원과 유니폼 색깔도 비슷했다. 특히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내가 어디까지 수원 선수들에게 구현하길 요구할 건지 생각했다. 1~5라면 지금 첼시는 5다. 수원은 4까지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판단했다. 거기까지 만들어 보려 한다.
- 이정효 감독에게 축구란? 수원에서 세상을 향해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내가 감독을 한 이유를 물어보면 이렇게 말한다. 난 선수 때 그렇게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못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항상 2%, 5%, 10%가 부족했다.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은 그걸 꼭 채워주고 싶다. 은퇴할 땐 나보다 한 발이라도 앞서서 출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방어적인 인생보다는 도전적인 인생을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게 내 축구에 담겨있다. 특히 유소년 선수가 실수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실수를 권장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반대로 실수에 대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거 같다. 그러면서 도전하지 않는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항상 안정하게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라고 얘기하는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 실수를 권장하는 모습과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불같이 요구하는 모습이 상충되는 건 아닌지.
한 경기를 준비하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 분석팀, 세트피스 담당팀, 의료팀, 피지컬 선생님이 노력한다. 나는 훈련시키고 전술적으로 상대를 어떻게 무너뜨리고 막을지에 대한 준비를 한다. 충분히 연습이 된 상태에서 경기장에 들어간다. 그러면 거기에 맞게 플레이하면 된다. 그런데 자신감 없이 뺏기지 않으려고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면 불 같이 화를 내게 된다. 그만큼 준비하는 데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나오는 거 같다. 다만 과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내가 능력 있는 지도자가 되려면 잘 컨트롤 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한다.
/finekosh@osen.co.kr
[사진] 수원삼성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