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김주애, 이설주가 함께 등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공식 행사 사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해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해 참배하는 장면이다.
북한 연구자들과 언론이 이 사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금수산태양궁전이 지닌 상징성이다. 이곳은 북한을 세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공간으로, 현재 김정은 권력의 정당성이 뿌리를 두고 있는 장소다. 이곳을 참배한다는 행위는 ‘피를 이어받은 사람들’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려는 의도가 담긴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거의 매년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왔다. 그래서 북한의 신문은 12시 정각에 이뤄지는 행사를 다음 날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에 프린트하기 위해 악전고투했다. 다만 2018년과 2024년, 2025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정성장 박사 리포트).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권력 안정화에 자신감을 갖고 더 이상 선대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런 흐름 속에서 2026년 1월 첫 공개 일정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묘를 찾고, 거기에 딸을 대동한 장면은 김주애를 차기 권력의 계승자로 대내외에 선명하게 각인시키려는 행위로 읽힌다.
김주애, 선대 안치된 금수산궁전 첫 참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새해를 맞아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해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 오른편으로 딸 주애와 리설주 여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실렸다. 김주애는 사진의 가운데 그리고 김정은보다 10Cm 정도 뒤에 섰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
북한 연구자들과 언론이 이 사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금수산태양궁전이 지닌 상징성이다. 이곳은 북한을 세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공간으로, 현재 김정은 권력의 정당성이 뿌리를 두고 있는 장소다. 이곳을 참배한다는 행위는 ‘피를 이어받은 사람들’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려는 의도가 담긴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거의 매년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왔다. 그래서 북한의 신문은 12시 정각에 이뤄지는 행사를 다음 날 새벽에 배달되는 신문에 프린트하기 위해 악전고투했다. 다만 2018년과 2024년, 2025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정성장 박사 리포트).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권력 안정화에 자신감을 갖고 더 이상 선대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런 흐름 속에서 2026년 1월 첫 공개 일정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묘를 찾고, 거기에 딸을 대동한 장면은 김주애를 차기 권력의 계승자로 대내외에 선명하게 각인시키려는 행위로 읽힌다.
둘째는 김주애의 ‘위치’다. 화면에서 김주애는 세 사람의 정가운데에 서 있다. 북한에서 ‘가운데’는 우리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권력 내부를 기록한 이미지를 외부에 공개할 때 철저한 검열 과정을 거친다. 중요하지 않은 인물의 등장은 차단하는 대신, 누가 권력의 중심에 있는지를 위치로 명확히 드러낸다.
수천 명의 인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 김정은을 화면 정중앙에 배치함으로써,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 김정은’임을 알게 한다. 그래서 김정은은 기념사진 촬영 때 아무 곳에나 서지 않는다. 사전에 표시된, 정확히 계산된 정중앙에 선다. 보통 표시는 빨간 스티커이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은 다시 노동신문 1면의 정중앙에 배치된다. 김정일 시대 이후 최고 권력자는 노동신문 제호의 ‘동’과 ‘신’ 사이, 정확한 중앙에 서 있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북한에서 사진 촬영을 준비하는 실무자들, 셔터를 누르는 사진가들, 그리고 사진을 신문과 방송에 최종 배치하는 편집자들은 이 원칙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충실히 실천해왔다. 김일성 시대만 해도 이런 규칙이 체계화되어 있지는 않았다. 비교적 자연스러운 동선에 따라 촬영·게재가 이뤄졌지만, 김정일이 정치 전면에 나서며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과정 속에서 ‘가운데선의 원칙’은 언론 교과서에까지 명문화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역사적 맥락 속에서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화면 정중앙에 선 사진이 공개된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김주애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이었다. 이후 김주애는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 등장했고, 사진의 중심에 배치된 적도 있었다. 예컨대 지난달 20~21일 삼지연시 현대적 호텔 5곳 준공식 보도에서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김주애를 대동하고 삼지연 관광지구를 방문한 사진 84장을 실었다. 그 가운데에는 앵글을 통해 김주애를 김정은보다 더 크게 보이게 하거나, 사진의 중심에 배치해 존재감을 부각시킨 장면도 있었다.
다만 그 사진들은 전문가의 눈에는 의미 있게 읽혔을지 몰라도, 일반 대중에게까지 강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반면 우연히 촬영될 수 없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라는 의례적 공간에서 김주애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바라보는 북한 내부의 시선은 다를 수 있다. 이번 사진은 권력의 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김정은의 발 아래 그어진 검은 선보다 김주애의 발이 약간 뒤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아직 그가 최고 권력자는 아니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남겨둔 장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묘하다.
우리에게 김주애는 이제 막 10대를 넘긴 어린아이일 뿐이다. 하지만 북한 내부 사람들에게 김주애는 ‘현실의 인물’이라기보다 이미지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이름도, 나이도 공개되지 않은 채 ‘존경하는 자제분’으로만 호명되는 그의 모습은 아직 왕의 자리는 아니지만, 최소한 ‘공주’의 위상에 가깝다.
신년 첫 공식 일정으로 공개된 김정은 부부와 김주애의 가족사진은, 그래서 단순한 가족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북한 권력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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