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
주택 공급 부족 현실화가 내년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대부분이 누적된 착공 물량 부족으로 인한 주택 공급 부족이 주택 매매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월세 가격의 상승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파트 공급 부족 물량은 전국 5만~10만 가구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15만 가구 이상이 부족한 공급 절벽 현상을 관측하는 전문가 비율도 1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추가로 발표할 부동산 대책과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세제 개편 가능성도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조선비즈가 부동산 전문가 20명에게 ‘2026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의뢰한 결과, 전문가 75%가 내년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았다. 2~3년 전 인허가, 착공 물량 감소가 내년도 매매와 전·월세 등 주택 거래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러한 공급 부족 문제에 이어 대출 규제와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 등 부동산 정책이 주택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0%(중복 응답)에 달했다. 금리(35%), 6월 지방선거(10%),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5%), 분양가 상승(5%)도 집값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래픽=정서희 |
◇ 내년 준공 물량 ‘뚝’
전문가들의 절반가량이 최근 몇 년간 아파트 착공 물량이 감소하면서 올해 전국 기준 주택 공급 부족 물량이 5만~10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어 주택 공급이 10만~15만 가구 규모로 부족할 것이라는 응답이 25%였다. 15만 가구 이상의 주택이 더 필요하다고 본 전문가도 15%에 달했다. 1만~5만 가구의 공급 물량이 예상된다는 응답은 15%였다.
올해도 주택 공급 여건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분양 물량은 24만 가구다. 2017~2022년 평균 분양 물량(30만5000가구)보다 크게 부족하다.
수도권의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수도권 준공 물량은 12만 가구로 연간 필요한 25만 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집값 변동과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수도권 공급 추진 의지 표명과 공급 추이에 대한 당국의 소통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
◇ 전·월세 시장 상승세 지속도 공급 부족 여파
전·월세 시장 역시 공급 부족의 여파가 미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2026년부터는 공급 부족이 본격화되면서 집값 상승만이 아니라 전·월세 가격도 같이 폭등하는 이중고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공급 물량 감소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동시에 전세 갱신권 사용 증가로 전세 공급 자체가 구조적으로 제약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 전셋값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 규제 기조의 지속에 따른 민간 임대 매물의 감소도 전셋값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또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경기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등 주택 매매가 어려워지자 전세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넘어가는 대신 계속해 전세 시장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 전셋값의 상승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기에 전세 사기로 인해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만 집중되다 보니 전세 시장이 공급 없이 수요만 넘치는 상황이 되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넘어가야 전세 물량이 시중에 공급될 텐데 매매나 전세금 대출 규제로 막혀 있는 상황이고 임대주택 공급은 물론 비아파트 부분의 공급도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결혼 등으로 전세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게다가 토지거래구역 확대로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가 차단됨으로써 공급이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물 게시판. /연합뉴스 |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월세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다. 전세 보증을 담당하는 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의 보증 규정이 강화되고 전세대출도 어려워지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기간 전세 가격이 급등했고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부동산 정책의 영향으로 월세 가격이 1~5% 상승이 전망된다”고 했다.
김은선 직방 랩장은 “월세는 전세 공급 제약과 임대차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세 매물이 규제와 공급 여건으로 원활히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설문 대상 전문가 20인(가나다순)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은선 직방 데이터랩실 리드,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위원, 서진형 광운대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위원, 유선종 건국대 교수,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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