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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200만대 가능” 중국 틈바구니 홀로 빛난 연매출 650억 K-드론

조선일보 이영지 더비비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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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취중잡담] 자체 개발 드론 미국 1000만 달러 수출, 에이럭스 이다인 대표
에이럭스 이다인 대표. /더비비드

에이럭스 이다인 대표. /더비비드


세계 드론 시장은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띠르면 2022년 전세계 드론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64.5%에 달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산 드론·부품 수입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흔들림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드론 시장의 중국산 부품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중국산 드론 사이에서 정공법을 택한 우리나라 기업이 있다. 2024년 상장한 드론 전문 기업 에이럭스(ALUX)다. 데이터 안보가 중요한 미국 공공기관과 국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NDAA(국방수권법) 요건을 충족하는 드론을 자체 개발했다. 미국에 1000만달러(약 145억원) 규모 수출도 했다. 에이럭스 이다인(42) 대표를 만나 국산 드론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LG 거치며 다진 경영 전략

삼성전자 재직 시절 그룹사 연수 기념 단체 사진. /이다인 대표 제공

삼성전자 재직 시절 그룹사 연수 기념 단체 사진. /이다인 대표 제공


2006년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S.LSI 사업부에 입사했다. “당시에는 메모리 반도체 무인화 생산 공정이 화두였습니다. 연구원으로 일하며 수만개의 공정 프로세스를 살피고 품질 관리 체계, 구매 프로세스 등을 익혔죠. 제조·장치 산업을 경험했으니 여기에 경영 전략을 더하면 더욱 전문성을 키울 수 있겠더군요. 3년 만에 퇴사 후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LG CNS 엔트루컨설팅에서 IT 컨설턴트로 활약하며 기업 운영의 핵심을 꿰뚫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을 돕는 IT 툴을 도입하는 게 당시 업계의 유행이었죠. LG생활건강이나 GS리테일 같은 굵직한 기업에 IT 설루션 도입을 제안하고 전략을 세우는 일을 맡았습니다. 5년 정도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어떤 산업이든 IT 기술이 결합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에이럭스 초기 창업 멤버인 (왼쪽부터) 김정훈 소장, 이다인 대표, 이치헌 대표. /이다인 대표 제공

에이럭스 초기 창업 멤버인 (왼쪽부터) 김정훈 소장, 이다인 대표, 이치헌 대표. /이다인 대표 제공


직장인 생활 10년 차가 되던 무렵 동료였던 이치헌 대표의 제안으로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카이스트 박사 출신인 이 대표가 디지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손을 내밀었는데요. 당시 코딩 교육이 초·중학교 의무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코딩을 하나의 언어처럼 배우는 시대가 올 것이라 판단했죠. 사회에 기여하면서도 사업적 전망이 밝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도전을 결심했습니다.”

◇로봇 제조에서 K-드론의 자존심으로

에이럭스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드론 비행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 /이다인 대표 제공

에이럭스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드론 비행 성능을 테스트하는 모습. /이다인 대표 제공


2015년 출범한 에이럭스는 교육용 코딩 플랫폼로 시장에 안착했다. “학생들이 컴퓨터 안에서만 코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로봇으로 구현해볼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함께 개발했어요. 현재도 전국 6000여 개 초등학교 중 3분의1에 달하는 학교에서 저희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는 드론 제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구조적 전환을 시도했다. “기존에 교육 현장에서 쓰던 중국산 드론은 날카로운 부분이 노출돼 있었고 그 흔한 KC인증조차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산 드론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울며겨자먹기로 중국산 드론을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죠. 중국산 드론이 장악한 시장에서 외산 의존도가 높으면 공급망 리스크와 보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설계부터 제조,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한 국산 드론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야외 시험 비행을 준비 중인 방산용 드론. /이다인 대표 제공

야외 시험 비행을 준비 중인 방산용 드론. /이다인 대표 제공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천에 자체 제조 공장을 구축했다. “중국산과 경쟁하려면 원가 절감이 필수입니다. 자체 공장 없이 외주를 줬다면 단가를 맞추기 어려웠을 거예요. 작년에는 16만~20만 대를 생산했고 올해는 최대 연 200만 대까지 생산 능력을 키웠습니다. 공장을 쉼 없이 가동하며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니, 다른 드론 회사의 부품까지 위탁 생산해 줄 정도의 경쟁력이 생겼습니다.”

에이럭스는 2024년 코스닥에 상장하며 산업용·방산용 드론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소형 드론 부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면 대형 드론으로 넘어가는 것은 오히려 수월합니다. 상장 이후 관련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을 인수하며 체계를 갖췄죠. 현재는 물류, 건설 산업에서 사용되는 AI 자율주행 산업용 드론, 방산용 정찰, 수송드론까지 다양한 드론들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형 기체는 안전성이 최우선이라 추락 방지 기술과 자동 회귀 시스템 등 수많은 시험 평가를 거칩니다.”


◇드론 제조 기술력과 데이터 안보로 세계를 조준하다

2025 서울테크밋업 제5차 정기포럼에서 운영위원장 임명식이 있었다. /이다인 대표 제공

2025 서울테크밋업 제5차 정기포럼에서 운영위원장 임명식이 있었다. /이다인 대표 제공


이 대표는 2025년 6월부터는 서울테크밋업 협의체 운영위원장을 맡아 국내 딥테크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테크밋업은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과학기술 기반 기업 260여 개가 모인 혁신 플랫폼입니다.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실질적인 R&D(연구개발) 협력과 사업 연계가 목표죠. 기업뿐 아니라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실무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입니다.”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실무적인 성과를 내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직접 R&D 과제를 기획하고 함께할 기업을 찾아나서자 제품 호환성 문의나 기술적 조언을 구하는 연락이 쏟아졌는데요. 이를 통해 네트워크가 실제 과제 제안과 성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협의체 규모를 300개사 이상으로 확대하고 6대 핵심 산업별로 분과를 재편해 생태계를 고도화할 계획이에요. 서울의 스타트업들이 협력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에이럭스는 ‘가장 빛나는 하나의 빛’이란 의미의 사명이다. /더비비드

에이럭스는 ‘가장 빛나는 하나의 빛’이란 의미의 사명이다. /더비비드


에이럭스는 2025년 매출은 650억원 선으로 전망된다. “세계 드론 시장 진출을 위한 예열은 모두 끝났습니다. 안정성과 보안을 모두 갖춘 한국산 드론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특히 미국에서 중국산 드론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죠. 저희는 이미 국산 제조 드론에 대한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 덕에 작년 미국 수출 1000만달러를 달성했죠. 올해는 모터 생산 라인까지 갖춰 국산화율을 더 높일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에이럭스를 드론 업계에서 누구나 알 만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에이럭스라는 이름에는 ‘가장 빛나는 하나의 빛’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우리가 공평하게 빛을 비출수록 연계된 딥테크 스타트업들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기업의 슬로건은 ‘Your drone factory’입니다. 누구나 제일 먼저 찾는 드론 개발·제조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죠. 제조 기반의 탄탄한 기술력으로 중국과 당당히 견줄 수 있는 글로벌 드론 대기업으로 성장해 시장을 장악하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이영지 더비비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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