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왕태석 선임기자 |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이른바 ‘입틀막법’이라는 지적이 빗발치며 반대여론이 거셌지만, 민주당이 가짜뉴스를 뿌리 뽑겠다고 밀어붙인 법안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후속조치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할 때에 한미관계의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입장을 파악하고도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여당의 독주로 통상마찰과 동맹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미 국무부는 본보를 포함한 여러 한국 매체 질의에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네트워크법’ 개정안을 승인한 것에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서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검열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법은 정보통신망법을 의미한다. 개정안은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울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정보통신망을 운영하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 정보와 유해 콘텐츠 규제 의무를 부과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본뜬 것이다. 앞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DSA 제정을 주도한 EU 인사 5명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면서 “미국 플랫폼 기업들을 강압하는 조직적 시도를 이끌었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법, 구글의 지도 반출 문제를 디지털 규제라고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자국 빅테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일방적 주장에 휘둘려서는 안 되지만, 이처럼 민감한 시점에 정보통신망법으로 부담을 가중시킨 정부 대응이 미숙하다. 법안 처리과정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제대로 조율과정을 거쳤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무리하게 강행한 개정안이 안팎에서 비판받고 있다. 법안을 현재 내용대로 고집하는 것이 국익에 비춰 합당한 결정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고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