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인 음악평론가·풍월당 이사 |
왜 오르페우스 이야기였을까? 그가 오페라의 핵심을 말해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르페우스의 어머니는 서사시의 뮤즈인 칼리오페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시와 노래를, 음악과 의술의 신이자 태양신인 아폴론으로부터 악기 연주를 배웠다. 곧 음악의 명수가 된 오르페우스는 맹수나 용, 바다의 폭풍마저도 잠잠하게 만들었는데 이는 곧 사나운 것을 온화하게 만드는 예술의 서정적 힘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에게 비극이 닥쳐온다. 아내 에우리디체가 숲속에 산책을 나갔다가 독사에 물려 죽고 만 것이다. 그는 슬픔에 빠져 노래한다. 하지만 원망이나 탄원이 아니었다. 그저 상실의 슬픔과 사랑, 완전하고 깊은 몰입, 솔직하고도 순수한 인간의 마음이었다.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듣고는 숲의 온 짐승과 사람들, 올림포스의 열두 신과 명부의 왕 하데스마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곧 인간의 진실된 감정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오르페우스의 노래는 그렇게 진정성 있는 모든 음악의 상징이 되었다.
음악의 본질은 기교나 화려함이 아니다. 가슴 가까이에서 나오는 진실함이다. 오르페우스가 제 심장 가까이에 품었던 수금 리라는 오늘날 서정시(영어의 ‘리릭’)나 가곡(독일어의 ‘리트’)의 어원이 되었다. 올해는 시를 좀 더 읽고, 나 자신에게 노래도 좀 더 불러주자. 우리가 시와 음악을 벗하는 이유는 결국 진실되고 순수한 감정을 되찾고 싶어서가 아닐까?
나성인 음악평론가·풍월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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