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자 박상현씨. 본인제공 |
외롭고 슬플 때마다 글을 붙잡았는데 이제 와 보니 무언가를 써 내려가는 행위 역시 저를 붙잡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더는 못 쓰겠다며 밤새 울다가 다음날 책상 앞에 앉아 고민 끝에 쓴 문장에 흡족해하는 이 기묘한 광경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단 한 순간도 밉지는 않았으니 아마 둘 사이는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이 기묘한 관계로부터 쓰인 글을 정성스레 읽어주신 심사위원 양윤의, 차미령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혐오가 손쉽게 농담이 되고 다정함은 생존에 걸맞지 않은 취약한 마음 따위로 치부되는 현실에서 글쓰기란 그야말로 절박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리 절박한 일을 하는 동안 제가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다죠. 다만 그 얼굴이 분명히 하는 것은 앞으로도 제가 무언가를 써 내려가며 살아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를 발견해준 소중한 이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특히 저의 ‘쓰는 삶’을 지지해주시고 오랫동안 꺼내 볼 격려의 문장들을 주신 이상길 선생님, 글쓰기란 대화의 한 형식이라는 것을 알려주신 오혜진, 루인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또한 제 글쓰기에 대해 확신을 갖고 치켜세워주던 김영원, 김채운, 윤준희, 서광원 덕에 이따금 움츠러들 때마다 다시 움직일 용기를 얻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살아가기/내기 위한 생(生)의 조건들을 끊임없이 마련해주시는 엄마 이소정과 아빠 박이성, 당신들이 계셨기에 늘 안전했습니다. 나에게 꽃을 자주 선물해주던 동생 박상희, 당신의 행운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셨던 외할머니 이수연, 조부모 박종기와 김영자를 생각합니다.
지난날의 부주의와 서투름에 면죄부를 주듯 나를 이해하기 위해 써 내려갔던 일이 이따금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위안이 되어주었다는 말을 듣습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문학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앞선 누군가의 글에 진 빚을 저 역시 쓰며 갚겠습니다.
박상현
▲ 1997년 출생
▲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학과 졸업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 문화학(문화연구) 석사 졸업
▲ 1997년 출생
▲ 한국외국어대학교 언어학과 졸업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 문화학(문화연구)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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