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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밀지도·온플법 이어 정보통신망법도... 미국의 잇따른 '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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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디지털 규제 강화에 압박 계속
자국 기업 보호 위해 통상 이슈화
역차별 받을까 국내 기업들 '경계'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민경석 기자


우리나라가 디지털 규제를 시도할 때마다 미국이 '무역 장벽'과 '공정 경쟁' 프레임을 꺼내들며 개입하는 상황이 최근 반복되고 있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금지, 독점과 불공정 행위를 막는 온라인 플랫폼법에 이어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까지, 미국이 자국 빅테크 보호를 위해 한국의 규제 체계를 통상 변수와 외교 사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1일 업계에선 미국의 압력으로 정책 방향성이 국내 상황이나 애초 취지에 맞지 않게 왜곡될 경우 우리나라 디지털 규제 체계가 꼬여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이 계속 요구하고 있는 5,000분의 1 축척 고정밀 지도 반출이다. 지난해 구글은 2007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했고, 정부는 이에 대해 안보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노출 금지,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등의 조건을 걸었다. 구글은 다른 조건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는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3월 "한국의 위치 기반 데이터 반출 제한으로 (구글 같은) 해외 사업자가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면서 "한국은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 제한을 유지하는 세계 유일한 시장"이라며 압박하기도 했다.

미국은 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해서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억제하고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된 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해 미국은 구글·애플·메타 같은 자국 기업을 겨냥한 '비관세 장벽'이라는 입장이다. 미 공화당 하원의원 40여 명은 온라인플랫폼법을 두고 "미국 디지털 기업들을 과도하게 겨냥한다"며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중국 디지털 기업은 제외돼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지난달 정보통신망법 개정에도 미국 국무부가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 불필요한 장벽을 만들면 안 된다"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며 대응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국내 업계는 역차별을 경계하는 기류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 한국 당국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에는 엄격한 규정을 들이밀고, 유튜브를 위시한 미국 빅테크 기업에는 같은 수준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봐 속앓이하는 것이다. 미국이 통상 압박으로 일관할 경우 국내 디지털 규제가 되레 한국 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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