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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업체 노동자 “기름때 찌든 작업복 세탁소 만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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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권인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 안에 있는 지역 유일 작업복 세탁소 ‘동백일터클리닝’ 모습. 부산시 제공

서부산권인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 안에 있는 지역 유일 작업복 세탁소 ‘동백일터클리닝’ 모습. 부산시 제공


“작업복 세탁이 고민이자 걱정입니더. 하루라도 세탁을 건너뛰고 작업복을 입으면 피부병 등에 걸릴 수가 있거든요.”



부산 기장군 정관농공단지의 한 금속 가공업체에서 일하는 김아무개(46)씨 말이다. 작업을 하다보면 작업복에는 중금속 찌꺼기와 기름때, 화학약품 등 여러 물질이 묻을 수밖에 없다. 작업복을 세탁해야 다음날 일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10여명이 일하는 김씨 업체에서 운영하는 작업복 세탁소는 없다. 해마다 작업복 3~4벌을 지급할 뿐이다. 오염된 작업복을 민간 세탁소에 맡길 수도 있지만, 비용 문제에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김씨는 집에서 작업복을 세탁한다. 그는 “가족들 옷과 섞어 세탁기를 돌릴 수도 없어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퇴근한 뒤 작업복 세탁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매일매일 피곤함이 더해지는 듯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와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가 기장군 등 동부산권에만 1만5000여명이다.



지난해 4~6월 부산노동권익센터가 동부산권 산업단지 노동자 564명을 대상으로 ‘동부산권 공공 작업복 세탁소에 대한 노동자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72%가 작업복 세탁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작업복 세탁을 집에서 하는 경우가 80.9%였다.



응답한 노동자들은 ‘위생과 건강에 대한 걱정’ ‘깨끗한 세탁의 어려움’ ‘잔존 유해 물질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센터는 동부산권에 작업복 세탁소가 들어선다면 다달이 평균적으로 6000명이 3만2240여벌의 세탁물을 맡길 것으로 추산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동부산지회는 지난 2022년부터 부산시, 기장군 등에 동부산권 작업복 세탁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박병호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동부산지회장은 “자체적으로 작업복 세탁소를 운영하는 대기업 공장과는 달리 동부산권에는 30명 미만 업체들이 대부분이라 작업복 세탁소를 운영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장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면 금방이라도 현실화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시와 기장군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정력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동부산권 노동자 상황을 아는 부산시도 지난해 7월부터 기장군과 작업복 세탁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터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시는 작업복 세탁소를 꾸준히 운영할 예정이라 가능하면 공공기관 소유 등 터를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관농공단지 안에 자리한 식당 일부를 새단장해 세탁소로 이용하자는 안이 나왔지만, 아직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이달 중 기장군, 노동단체 등과 함께 작업복 세탁소 터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부산시 일자리노동과 노동권익팀 관계자는 “터 문제가 해결되면 작업복 세탁소 건립에 속도를 낼 수 있어 적절한 터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소 상황이 지지부진한 것은 맞지만 공공복지 개념에 노동자 건강권 확보와 보호를 위한 것이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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