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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고지대 넘어야 하는 홍명보호, 월드컵 원정 최고 성적 도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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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은 ‘꿈의 무대’가 될까. 홍명보호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역대 원정 최고 성적(8강)에 쏠린다. 멕시코 고지대 등에서 열리는 A조(한국, 멕시코, 남아공, 유럽팀) 조별리그 세 경기는 홍명보호의 순항 여부를 가르는 방향타가 될 것이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팀이 원정 16강 너머의 새 지평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결전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홍명보호 조별리그 일정. 연합뉴스

홍명보호 조별리그 일정. 연합뉴스




원정 최고 성적 가능할까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의 한국 사령탑으로 조별리그 탈락(1무2패)을 지켜봤다. 아픈 기억이다. 하지만 로마의 패장이 재기의 기회를 받아 전장에 다시 나갈 수 있었던 것처럼 홍 감독은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한 축구인은 “한번 실패한 경험 때문에 그때의 교훈을 너무 잘 안다. 이것이 홍 감독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홍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브라질월드컵 때는 선수들을 포함해 잘 몰랐다”고 고백했다.



1년여 이상 팀을 조련한 이번엔 다르다. 홍 감독은 “11월 평가전까지 선수들의 조합을 평가했고,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선수들의 상태를 잘 알고 있다. 유럽의 어린 선수들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월드컵은 과거 조별리그 1~2위면 16강전에 진출했던 것과 달리,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맞는 첫 토너먼트가 32강전으로 관문이 하나 더 늘었다. A조에 편성돼 5월말 현지 적응부터 개막전(6월12일)까지 훈련 기간도 18일 정도다. 상대 팀 전력 분석에 바쁜 홍 감독은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은 A조 1·3차전 상대인 유럽과 남아공을 염두에 두고 펼친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중요하고, 5월까지 최상의 월드컵 엔트리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손흥민 등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홍명보호의 허허실실 실리축구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포트2에 들어간 것은 홍명보호가 국제축구연맹 랭킹 포인트를 착실하게 챙겼기 때문이다.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무패(6승4무)로 통과했고, 9~11월 이뤄진 6차례 국내외 평가전(4승1무1패)에서 브라질에 대패했지만 종합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은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전술적으로 밋밋해 보인다. 팬들이 원하는 것과 감독의 구상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홍명보호가 포백 기본형에 더해 스리백 전형을 다듬는 것은 1~2골 차로 승패가 갈리는 본선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상대를 압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성공하려면 수비를 안정시켜야 한다. 상대에게 빈 공간을 내주지 않기 위해 수적 우위를 유지해야 하며, 최전방과 중원에서부터 압박해야 최후방 수비의 부담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선제 실점한다면 공세적으로 바뀌겠지만, 홍 감독 역시 “수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고지대 적응 우선 과제





홍명보 감독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 뒤 멕시코 현지답사를 했는데, “(해발 2200m의 멕시코시티) 공항에 내릴 때 안압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홍명보호의 A조 첫 두 경기는 과달라하라(해발 1571m)에서 열려 고지대 적응에 사활이 걸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단 캠프를 해발 2300m, 해발 1500m 지역에 둘지 고민하고 있는데, 절충형으로 해발 2300m에 거주하면서 1500m 지대에서 훈련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홍 감독은 “2300m 지대에서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소 밀도가 낮은 고지대에서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커진다. 또 공기 저항이 줄어 패스와 슈팅 컨트롤이 어려워질 수 있다.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킥 전문 선수들은 감각을 조율해야 한다. 조별리그 3차전은 저지대인 몬테레이에서 열리지만 무더위가 복병이다. 홍명보호가 조 1~2위를 한다면 멕시코시티나 로스앤젤레스, 조 3위면 시애틀이나 보스턴에서 32강전을 펼친다. 홍 감독은 “고지대 적응을 위해 과학적이고 세심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 북중미월드컵 마스코트. EPA 연합뉴스

2026 북중미월드컵 마스코트. EPA 연합뉴스




부상과 경고 등 변수 대응해야





베스트11 선수들과 백업 자원의 차이가 큰 한국팀에서는 부상자 1~2명이 발생하면 치명적이다. 그렇다고 천운에만 맡길 수는 없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유럽에 나가 있는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 대체 가능 자원의 풀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과 이해관계가 다른 클럽팀이 윈윈할 가능성도 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표팀의 중핵 이재성(마인츠)은 10~11월 대표팀 평가전에서 많이 출전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마인츠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재성의 체력을 아꼈고, 이재성은 소속팀에 돌아가 알토란같은 구실을 하고 있다. 이런 신뢰 관계를 구축하면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재성의 혹사가 걱정될 경우, 대표팀의 의사를 전달하기가 쉬워진다. 조별리그 너머 토너먼트에서도 베스트 11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경고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5월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대표팀의 문은 열려 있다. 월드컵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팬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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