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중앙일보 언론사 이미지

이준석 "의원 300명 짜고 AI 거부"…2028 총선 경고 [이준석·염재호 대담]

중앙일보 김태호.조은재.신다은
원문보기
인공지능(AI)의 발전은 한국 정치를 어떻게 바꿀까. 민주주의 또는 국가란 개념도 AI 시대에 유효할까. 이 거대한 질문 앞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경기 화성을)와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지난달 11일 만나 대담을 나눴다. 개발자 출신인 이 의원은 AI 논의를 주도하는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이다. 염 총장은 초대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 대표와 염 총장은 대담에서 AI를 잘 활용하면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인 정치의 양극화, 토론과 숙의의 실종, ‘문고리 권력’의 비대화 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현 정치 체제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급진적인 전망도 내놨다. 이 의원은 “AI가 고도화되면 정치인을 배심원처럼 ‘랜덤’으로 뽑을 수 있고, 모든 사안을 정치인 없이 국민 투표로 결정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염 총장은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이 공존할 때 지금 같은 민주주의가 정답인지, 굳이 국가가 필요한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 AI를 한국 정치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염재호=“대통령제와 삼권분립은 250년 전 미국에서 탄생한 ‘발명품’인데, 여전히 우린 이걸 쓰고 있다. 하지만 몇백명의 정치인이 전 국민의 다양한 이해를 대변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정당과 정치인이 진정 시민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AI가 고도화되면, 우리의 삶과 이익을 대변할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이준석=“동의한다. 현재 지역구 제도도 ‘지역별 이해가 다르다’는 개념에 따라 만들었는데,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히려 세대나 직군에 따라 정책적 선택이 달라진다. 앞으로 선거 제도 개혁 요구는 나올 수밖에 없다.”

염재호=“AI를 활용해 의정 활동을 점수화할 수 있지 않을까. 누가 어떤 법안을 냈고, 어떤 발언을 했는지 문맥 분석도 가능하다. 평가 기준만 확실하면 다음에 누굴 뽑아야 할지 알 수 있고, ‘정당 공천제’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이준석=“정치의 비효율이 생기는 건 ‘사법’ 영역에 있어야 할 게 ‘정치’로 넘어오는 등의 문제 때문이다. 이런 건 정작 국민의 정치적 목표와 거리가 멀다. 국가의 최상위 의제를 정하는 것 외에, AI 시대에 개별 법안 협상과 표결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미 실종된 숙의와 토론 대신, AI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최근 정치의 가장 뼈아픈 문제는 권력자가 ‘문고리’에 독점 당하는 일이다. 인간은 자신의 ‘대장’에게 맞춰 답변하는 경향이 있다. AI는 복수의 정답을 주기 때문에, 인간 보다 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다. 정치에서 AI를 활용하면 일정 수준의 다원성은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염재호=“좋은 지적이다. 10년 뒤엔 통계·빅데이터 분야에서 ‘옛날엔 여론조사를 직접 사람한테 물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AI가 국민 마음을 더 잘 읽어낸다면, 결국 대리인을 믿을 수 없게 된다.”

이준석=“현재 300명의 국회의원은 ‘300차선 대로에서 하나의 신호등에 따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형태’로 일한다. 한정된 기간과 인원 내에서 활동하다 보니 정치의 비효율이 생긴다. 예를 들어 예산안 심사·결산을 꼭 1년 단위로 해야 할까.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니 과방위는 6개월 단위로 해도 된다. ‘관습의 파괴가 얼마나 전격적이냐’가 중요하다. 마침 반갑게도 개헌 논의가 나온다. 한 번 헌법을 고치면 수십년 쓰자고 할텐데, AI 시대에 어디까지 파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Q : 앞으로 선거는 어떻게 변할까?

이준석=“지난 총선 때 지역구 동탄을 100개 단위로 나눠, 맞춤 공약과 메시지를 내서 성공했다. 앞으로 AI의 도움을 받으면, 더 세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유권자의 요구를 동적으로 ‘그룹핑’할 수 있는 능력이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염재호=“아직까지는 선거 방식이 구태의연하다. AI 시대에 지하철역에서 후보자들이 왜 인사하는지 모르겠다.”

이준석=“우리나라 선거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다. 데이터 분석도 현행 선거법상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통신사 이동 데이터 외엔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이른바 ‘지역 유지’의 말을 여론으로 받아 볼 수 밖에 없다. 올바른 정치 판단을 위해, 개별 유권자의 여러 정보가 익명화된 형태로 공개될 필요가 있다.”

염재호=“앞으로 AI를 잘 쓰는 정치인과 아닌 정치인이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도 효용을 느낄 수 있다.”


이준석=“이미 홍보물 제작, 선거운동 동선 구축 등 AI 코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옛날엔 돈이 필요했지만, 이젠 아이디어만 있으면 AI로 할 수 있는 게 많다. 젊은 세대의 정치 진출도 쉬워질 것이다.”

염재호=“중도층이 갈 곳이 없다고 말하는 지금이 좋은 기회다. 거대 양당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선거를 치를 때, (소수 정당이) AI를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Q : AI가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이준석=“요즘엔 AI에게 ‘명예훼손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욕 해줘’라고 요구하면 법적 책임을 교묘히 피해 가는 형태로 답을 준다. 다가올 선거에도 악영향이 있을 거 같다.”

염재호=“나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고 싶다. 인간이 AI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 훨씬 지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 지금은 정치인이 마음에 안 들면 ‘저격’도 하지만, 오히려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철저히 분석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이준석=“다만 이 모든 논의는 300명의 의원이 AI의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전제 하에 가능하다. 선거는 4년 주기다. 그들이 ‘스크럼’을 짜고 거부하면 4년 동안 변화는 없다. 총선이 2년 남았다. 2년 뒤 정치인들이 이 조류에 올라탈지, 변화를 거부할지 생각해 보면 후자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Q : 근 미래에 AI가 발전하면, 정치 체제는 어떻게 변할까.

이준석=“의회는 본래 ‘국민의 평균’을 대변해야 한다. 그 ‘안정적 평균’을 만드는 방식은 사실 ‘랜덤’이다. 벨기에 등 유럽 국가의 지방 의회처럼 의회도 배심원 뽑듯 추첨으로 구성할 수 있다. 생각을 더 확장하면, 모든 사안을 대리인 없이 국민 투표해도 되지 않을까. 물론 그게 항상 옳은 판단일지는 고민이다.”

염재호=“스위스는 대통령을 1년 마다 바꾼다. 우리가 이렇게 정치인을 존경하지 않는다면, 대통령도 매년 봉사직으로 돌아가며 맡게 할 수 있지 않을까. AI가 국정 전반의 데이터를 분석해 주고, 정치인이 모니터링만 잘 하면 가능하다. ‘의석수를 몇 명 늘릴 것이냐. 지역구를 어떻게 쪼갤 것이냐’와 같은 뻔한 논의 말고, 21세기 대한민국 수준이라면 ‘창조적 파괴’를 추구해야 한다.”

이준석=“AI가 고도화되면, 과거 국가가 제공하던 서비스를 상당 부분 AI가 대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이 전쟁을 하지 않고, ‘드론전’으로 바뀌면 안보 비용이 준다. 필연적으로 국민은 세금을 줄이길 원할 것이다. AI가 보편화해 국가마다 삶의 수준이 비슷해지면, 지금 같은 국가 형태도 급속도로 해체될 것 같다.”

염재호=“도요타 자동차가 건설한 미래 도시 ‘우븐 시티’처럼 도시 별로 다른 삶의 방식을 추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키부츠(사유 재산 없이 공동 생산·분배로 운영되는 공동체)처럼, 훨씬 더 지역 중심 체계로 갈 수도 있다. 그리고 기본 소득도 도입될 것이다.”

이준석=“동의한다. ‘화폐’ 개념일지 ‘배급’ 형태일지 모르겠지만, 의식주를 보장하는 형태로 꽤 빨리 실현될 수 있다.”

Q : 민주주의는 어떻게 될까?

염재호=“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가 달라지지 않을까.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이 공존할 때,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훨씬 더 고민하고 더 주체적인 생각을 할 거라 예상한다. 굳이 국가가 필요한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이준석=“불간섭주의로 향하면 민주주의는 거추장스러운 제도가 될 수 있다. AI 시대에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제공할 서비스 중 무엇이 끝까지 남을까 생각해보면 막상 떠오르는 게 없다.”

염재호=“지금까지 국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의무를 다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지 ‘지금 같은 민주주의가 정답인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지금처럼 49% 대 51% 싸움에서 51%가 이겼다고 49%를 완전히 묵살하는 게 잘하는 민주주의도 아니지 않나.”

이준석=“입법 방식도 바뀔 수 있다. 정해진 회기에 의원들이 모여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헌법 틀 안에서 1000만명이 동의하면 입법 되고, 의원은 그걸 심사하는 역할로 바뀔 수 있다. 다만 그게 민주주의의 ‘새로운 버전’일지, 민주주의의 ‘끝’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대담 기사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가 해체”“의원 랜덤 선출”…AI가 바꿀 충격의 한국정치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3544

“의원 300명이 짜고 AI 거부” 이준석이 경고한 2028 총선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3934

■ 더중앙플러스 ‘VOICE:세상을 말하다’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휴대폰부터 내 명의로 바꿔라, 부모님 장례 뒤 1개월 내 할 일 〈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8873

“성형해서라도 이건 만들라” 주역 대가의 복 부르는 관상 〈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1355

“노인들 영양제 의미 없다” 노년내과 의사 욕 먹을 소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5725

조갑제 “전두환은 욕먹지만, 윤석열은 인간적 경멸 대상”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48817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강선우 공천헌금 의혹
  2. 2광주 전남 여론조사
    광주 전남 여론조사
  3. 3홍정호 선수 존중
    홍정호 선수 존중
  4. 4소노 한국가스공사 역전승
    소노 한국가스공사 역전승
  5. 5무슬림 뉴욕시장 맘다니
    무슬림 뉴욕시장 맘다니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중앙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독자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