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
202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년 만에 가장 낮아져,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와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 있는 품목들의 상승률은 두드러졌다. 최근 고환율 여파로 연말 석유류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르면서 내년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2020년(0.5%)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0%를 소폭 상회했는데,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연간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일부 품목들의 물가 상승폭이 비교적 컸다. 축산물(4.8%)과 수산물(5.9%), 가공식품(3.6%) 등이 눈에 띄게 올랐다. 고등어(10.3%), 돼지고기(6.3%), 빵(5.8%), 커피(11.4%) 등이 대표적이다. 농산물은 전년 대비 상승 폭은 0%였지만, 2024년 농산물 물가가 전년 대비 워낙 큰 폭(10.4%)으로 뛰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낮게 나타났다는 게 데이터처의 분석이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년도에 기상 악화로 과실·채소의 가격이 높았고, 그 기저효과로 인해서 2025년 농산물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며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체 평균값이고, 체감물가는 개별품목의 (인상 폭) 영향을 받다 보니 체감물가와 실제 공시 물가의 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원화 약세 흐름도 석유류 가격 등을 통해 물가에 반영됐다. 2025년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2.4% 오르며 2022년 이후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수입유가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2024년 배럴당 평균 79.6달러에서 2025년 69.5달러로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평균이 1364원에서 1422원으로 오른 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12월 기준으로도 전년 동월 대비 6.1%나 튀어 오르며 지난 2월(6.3%)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 상승 폭을 기록했다. 경유와 휘발유가 각각 10.8%, 5.7% 올랐는데, 환율 상승에 더해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2.3%, 소비자의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2.8%로 집계됐다.
2025년 물가 관리는 비교적 선방했지만, 환율이 올라가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환율이 4분기쯤에 많이 불안했는데, 내년 1분기나 상반기에 체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티에프(TF) 회의에서 “서민생활 밀접 품목인 먹거리와 석유류의 가격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설 명절 전에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같은 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생활물가가 2%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만큼 환율이 물가에 미칠 영향, 겨울철 농·축·수산물 가격 추이 등에 유의하면서 물가 상황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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