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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되는 노인 우울증... 아프면 우울증 확률 2배 높아져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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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우울증, 신체 증상 동반 특징
치매와 함께 오거나 증상 혼동되기도
사회적 관계 축소로 제때 발견 어려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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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선되며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을 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그렇지 않다. 노년기 정신 질환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증상이 크게 악화되고서야 병원을 찾곤 한다.

31일 국가정신건강포털에 따르면, 노인 인구에서 주요 우울장애 유병률은 1~4%, 경미한 우울증은 4~13%로 집계된다. 특히 만성 질환을 앓는 고령층의 우울증 비율은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전체 성인 인구에서 주요 또는 경미 우울증 유병률이 7.8%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노년기 우울증 위험이 높은 셈이다.

이는 높은 자살률로 이어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연령대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인데, 70대는 35.6명, 80세 이상은 53.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80세 이상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07.8명에 달했다.

노년기 우울증은 다른 연령층과 달리 주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젊은 층에선 주관적 우울감이나 무기력, 죄책감을 주로 표하는 반면 노년층은 두통과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소화 불량, 허리 통증 등의 신체 증상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은 일관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은퇴와 자녀 독립, 배우자·친구의 상실이 반복되면서 무력감이 깊어지는 것도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이다.

우울증과 치매가 함께 오거나, 두 질환이 혼동되기도 한다. 변기환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울 증상이 30~80% 정도 동반된다고 했다. 반대로 우울증이 심해 주의력 및 집행 기능이 떨어지면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퇴행성 질환인 치매와 달리,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 저하는 적절한 치료로 나아질 수 있다.

문제는 고령층의 우울증 인지가 늦다는 점이다. 대부분 정신질환은 청·장년기에 발병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해 노년기에 증상이 나타나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가능성이 높다. 자녀 독립과 사회적 관계 축소로 주변에서 환자의 변화를 제때 발견하기도 어렵다. 다양한 신체 질환과 인지 저하가 동반돼 정신과적 증상을 간과하기도 쉽다. 식욕이 떨어지고 기력이 없으면 신체 질환 때문으로 인식하는 식이다. 변 교수는 "노년기 우울증은 생리적 ·사회적 노화 과정으로 치부돼 왔다"며 "우울감을 느끼는 당사자가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주변에서 적극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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