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 종합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
지난 28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일부 피의자에 대해 반년 가까이 출국 금지 조치를 해놓고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았다. 민 특검은 또 여러 수사를 벌여 놓았다가 마무리하지 못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무더기로 넘겼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수사 역량이나 피의자 기본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사 편의주의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은 지난 7월 2일 수사에 공식 착수했다. 그 직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국 금지했다. 이 의혹은 2023년 5월 국토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는 경기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국토부를 이끌던 원 전 장관이 노선 변경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출국 금지한 것이다.
특검은 이후 원 전 장관에 대해 30일씩 다섯 차례 출국 금지를 연장했다. 하지만 특검은 지난 28일 수사를 종료할 때까지 원 전 장관을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았다. 특검은 국토부 서기관 등 실무자들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하는 데 그쳤다. 원 전 장관은 경찰에서도 계속 수사받게 됐다. 그러자 원 전 장관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6개월 특검 수사에도 ‘원희룡’은 없다”며 특검 수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비슷한 일은 순직 해병 특검 수사에서도 불거졌다. 해병 특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약 3개월간 출국 금지했다. 지난 정부 때 이종섭 전 국방장관이 주(駐)호주 대사에 임명되자 법무부가 그의 출국 금지를 해제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였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이 전 장관 출국 금지 해제 당시 법무부 장관이 아니었다. 결국 해병 특검팀은 한 전 대표를 소환하지 못한 채 무혐의 처분했다.
민중기 특검이 수사를 종결하면서 특검법상 16개 수사 대상 중 13개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경찰청 국수본으로 넘긴 것도 논란거리다. 법조계에선 6개월 동안 수사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특검이 다른 수사 기관에 책임을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무혐의 처분할 경우 현 여권 지지층에서 쏟아질 비판의 부담을 지기 싫어 경찰로 떠넘긴 것 아니냐”고 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민중기 특검의 수사도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 특검은 지난 10월 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디올백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 과정을 수사하기 위해 전·현직 경찰과 변호사 출신 특별수사관만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과 당시 수사 지휘 라인에 있었던 전·현직 검사들을 압수 수색했다. 하지만 수사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원석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소환에 불응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검찰에선 “수사를 주도한 차장·부장검사를 건너뛰고 검찰 최고위층부터 부르는 건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말이 나왔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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