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서강대 교수 |
정부 행사에서도 “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 환경부장관이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하는 말이라고 한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공개적으로 말했다. 환경운동에 열심인 김 장관의 충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장관이 앞장서서 공포심을 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돌이켜보면 인류는 지금까지 수많은 디스토피아적인 겁박 속에서 살아왔다. 작금의 탄소배출로 인한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찮다. 자본주의로 인한 양극화가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지윤 기자 |
그러나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들과는 달리 인류는 잘 버티어 내고 있다. 인구는 늘었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굶어 죽는 사람은 오히려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지전은 여전하지만 핵 감축 협정에 따라 핵위험은 비교적 통제되고 있다. 셰일가스 등 대체 에너지의 개발로 화석연료의 사용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한계에 도달한 자본주의는 온정적 자본주의, 공동체 자본주의로 선회하며 대안을 찾는 중이다.
물론 작금의 여러 위기를 ‘걍’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겁을 주는 접근방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인류는 그렇게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역사를 거슬러 보면 위기 때마다 인류는 적절한 대안을 찾으며 지금에 와 있다. 올해 마지막 날이다.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the best is yet to be)’며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했다. 우리 모두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고 반딧불이다. 판도라 상자 안의 희망은 굳건하다. 아듀 2025!
김동률 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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