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vs UAE, 예멘서 예멘 정부군·분리주의 단체 앞세워 대리전…무역·자원 요충지 두고 갈등
예멘 남부 아덴에서 정부군과 대립 중인 분리주의 집단 조직원들의 모습. 촬영 시기는 2019년 8월./로이터=뉴스1 |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에미리트(UAE) 지원을 받는 예멘 내 분리주의 단체를 30일(현지시간) 공습했다. 중동의 양대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예멘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로이터, AP통신 보도를 종합하면 사우디 군 당국은 이날 현지 국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예멘 항구도시 무칼라에 하역된 무기, 전투차량을 대상으로 제한적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군은 문제의 무기와 차량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수송된 것으로, 예멘 남부에서 활동하는 분리주의 세력 남부과도위원회(STC) 지원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STC는 남예멘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단체다.사우디 군은 이 장비들은 예멘 안보에 위협된다는 판단에 따라 작전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후 사우디는 국가 안보 경보를 발령하고 아랍에미리트에 24시간 내 예멘에서 군대를 물릴 것을 요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의 무칼라 공습과 입장 표명에 충격을 받았으며, 이번 사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로이터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오는 4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화상회의에서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는 중동 내 미국의 핵심 우방국이자 OPEC+ 등을 통해 중동 외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다. 그간 두 국가는 각자의 전략 목표 아래 예멘에서 후티 반군 진압을 지원했다.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는 예멘 정부군을 통해 예멘 전체를 영향권에 두길 바란다. 사우디에 비해 국력이 약한 아랍에미리트는 무칼라, 아덴 등 예멘 남부 아덴만 일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목표다. 이 때문에 아랍에미리트는 무칼라와 아덴을 장악한 STC를 후원 중이다. 사우디는 예멘에서 알이슬라당을 지원 중인데, 이 정당은 아랍에미리트가 경계하는 무슬림형제단 계열이다.
이달 들어 STC와 예멘 정부군 간 갈등이 격화되자 사우디가 먼저 군사 행동에 나섰다. STC가 원유 등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것이 문제였다. 사우디는 지난 26일 STC 주둔 지역을 공습했다. UAE가 공습 직후 "예멘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우디의 역할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지만 갈등의 불씨를 꺼트리진 못했다.
이에 한스 그룬드버그 유엔(UN·국제연합) 예멘 특사는 예멘 내 군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면서 관계 단체, 국가들을 향해 군사 행동을 자제하고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라고 지난 27일 권고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중동) 파트너인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의 외교 리더십에 감사한다. 공동 안보 이익 증진을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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