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캄보디아, 자국에 무인기 250대 보내”…휴전 또 깨지나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지대 휴전이 72시간을 넘겨 중대 고비를 지났다. 하지만 태국이 캄보디아가 자국 영토로 무인기 수백 대를 보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번 휴전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중국 윈난성에서 열린 회의에서 왕이(가운데) 중국 외교부장과 쁘락 소콘(왼쪽)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시하삭 푸앙껫깨우(오른쪽) 태국 외교장관이 팔짱을 끼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사진은 캄보디아 관영 통신사 아장스 캄푸치아 프레스(AKP)가 촬영해 배포했다. (사진=AKP/AFP)

30일(이하 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군은 성명을 내고 지난 28일 밤 250대 이상의 무인항공기(UAV)가 캄보디아 측에서 태국의 주권 영토를 침범하는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태국군은 이를 양국 간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하면서 “휴전 합의 및 (태국) 국가 주권 침해가 계속될 경우 상응하게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국군은 당초 72시간 휴전 유지를 조건으로 30일 정오까지 석방하기로 한 캄보디아군 포로 18명의 송환을 연기했다는 방침이다.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캄보디아가 태국 영공을 침범해 휴전 합의를 위반함에 따라 송환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 날짜·시간은 안보 측면에 달려 있다”면서 “송환이 곧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외교부는 전날 국경 지대에서 태국 병사가 지뢰 폭발로 부상을 당했다면서 캄보디아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와 국경지대 지방 당국이 드론 비행을 금지했다”면서 “드론 비행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27일 교전 등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지난 7일부터 20일간 최소 101명의 사망자를 낳은 교전을 끝냈다.

전날 쁘락 소콘 장관과 시하삭 장관은 중국 남부 윈난성 위시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3자 회담을 갖고 휴전 합의 이행에 대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이들은 회담 후 소통·이해 강화, 절차에 따른 점진적 휴전 국면 공고화, 상호 교류 복원, 정치적 상호신뢰 재건, 관계 회복, 지역 평화 수호 등의 내용을 담은 언론 발표문을 공개했다.

다만 양국은 지난 7월에도 무력 충돌을 빚고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가 이달 교전을 재개한 바 있어 이번 휴전에 대해서도 파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