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주행 논란' 벗어낸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현역 은퇴 선언…"흔들림 없이 제 길 가겠다"

김보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김보름이 빙판을 떠난다.

김보름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11세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며 은퇴를 발표했다.

이어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내 삶의 전부였다. 그 꿈을 따라서 멈추지 않고 달려왔고,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은 쇼트트랙을 통해 빙상계에 첫 문을 두드렸고, 지난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태극마크까지 달며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그는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30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3000m와 매스스타트,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팀 추월 준준결승전에서 노선영-박지우와 팀을 이뤄 출전해 노선영과 큰 거리 차이를 내며 결승선에 들어와 '왕따 주행'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물론 대회가 끝난 뒤 진행된 문화 체육관광부의 감사를 통해 의혹에서 벗어났지만, '평창 트라우마'가 끊임없이 김보름을 괴롭혔고, 국민 대부분의 시선도 여전히 싸늘했다.

김보름은 "그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김보름은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이제는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은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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