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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귀환…더 복잡해진 세계 정세[올해의 국제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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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그는 취임 직후 연방공무원 수만명을 해고하고 대외 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를 해체했으며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명령했다. 외교 무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개발하겠다”고 말해 세계를 놀라게 했고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고 했다. 최근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노킹스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 선출과 중·일 갈등

강경한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10월21일 일본의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그는 3대 안보문서 조기 개정, 방위비 증액 등 안보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일본을 ‘전쟁 가능 국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11월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중·일 갈등을 촉발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반발하면서 일본 여행·유학 자제를 권고했고 일본 영화의 중국 내 상영을 보류하는 등 ‘한일령’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에게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자유무역 시대의 종언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14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125%의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양국은 5월 ‘시한부 휴전’에 합의했으나 후속 조치 이행을 두고 상호 비난이 이어지며 파기 위기를 맞았다. 양측은 5차례 고위급 무역회담을 벌였고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열어 확전을 자제하고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 등에도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이 조치로 자유무역체제가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상호관세 위법성을 심리 중이다.

‘12일 전쟁’에 고꾸라진 이란…중동 질서 재편

6월12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개시하고 미국이 같은 달 21일 이란의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주요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를 투하했다. 미국이 적성국 이란 본토를 공습한 것은 처음이다. 이 공격을 계기로 중동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종이호랑이’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이스라엘이 중동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며 역내 질서가 재편됐다. 핵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이란이 미국과의 핵협상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유엔은 대이란 제재를 10년 만에 복원했다.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이란은 고물가와 실업, 에너지 부족 등 전례 없는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협상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협상은 “취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시작됐다. 2월 사우디아라비아 회담을 시작으로, 5월 튀르키예, 8월 미국 알래스카 등에서 고위급 또는 정상회담을 이어갔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비마다 ‘우크라이나엔 카드가 없다’는 태도로 러시아를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에 올려뒀다. 러시아·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 평화구상안을 토대로 협상 중이나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안전 보장 등 쟁점을 두고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해 종전협상이 해를 넘기게 됐다.

이민 문턱 높인 트럼프 정부

트럼프 행정부는 반이민 기조를 선명히 하며 무차별 이민자 단속을 개시했다. 5월 하버드대의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 인증’을 취소했고, 중국 공산당과 연루된 중국인 유학생 비자도 취소했다.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거나 이민자를 단속하기 위해 6월 로스앤젤레스, 8월 워싱턴 등에 주방위군을 투입했다. 9월엔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이 체포·구금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아프가니스탄 이민자가 워싱턴 주방위군을 총격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반이민 정책을 더 강화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 휴전

10월10일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골자로 한 휴전협정이 발효됐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휴전을 압박한 배경엔 최악으로 치달은 가자지구의 기근이 있었다. 8월 유엔 통합식량안보단계는 가자지구에 기근이 발생했다고 선언했고 9월 유엔 조사위원회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프랑스·영국·캐나다·호주 등 서방 주요국들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휴전 후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이 석방되고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2000여명이 풀려났다. 하마스 무장해제 등 2단계 휴전 논의는 공전하고 있다.

아시아·아프리카 Z세대 시위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 Z세대가 주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연이어 일어났다. 기득권층의 부패와 불공정, 청년 실업에 대한 젊은 세대의 누적된 분노가 폭발했다. 2022년 스리랑카, 2024년 방글라데시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팔,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등의 청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조직했고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나오는 해적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시위의 영향으로 네팔 총리가 사임했고 마다가스카르에서는 군이 대통령을 몰아내고 정부를 장악했다. 각국에서 당국의 강경한 시위 진압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북·중·러 밀착

9월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톈안먼 성루에서 나란히 군사 행진을 지켜보면서 북·중·러 간 결속을 대외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베이징 회동 이후 66년 만이다. 이어 열린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중국과 러시아는 국가 서열 2인자를 보내며 결속을 이어갔다. 이 장면은 미국과 서방 중심 국제 질서에 대한 공동 견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난으로 얼룩진 세계

올해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자연재해와 사건이 발생했다.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소 7개의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일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3월 미얀마에선 규모 7.7 강진이 일어나 수천명이 숨지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5월 영국 리버풀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우승 축하 퍼레이드 현장에 차량이 돌진해 100여명이 부상했다. 이상기후 탓에 유럽과 인도 등이 폭염에 시달렸고 11~12월 인도네시아·태국·스리랑카 등에서 일어난 홍수·산사태로 1000명 이상이 숨졌다.

박은경·이영경·김기범·김희진·윤기은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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