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데이터 100GB, OTT 구독권 제공
앞으로 5년간 정보보안에 1조원 규모 투자 약속
시장 반응은 부정적 “중요 내용 빠져 생색내기”
앞으로 5년간 정보보안에 1조원 규모 투자 약속
시장 반응은 부정적 “중요 내용 빠져 생색내기”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옥에서 열린 무단 소액결제 사태 및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KT가 대규모 해킹 사태와 관련해 대고객 사과하고 통신시장·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의 정보보안 인프라·시스템 투자를 진행하고 4500억원 수준의 통신비·멤버십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KT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객 보답 프로그램’과 ‘정보보안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KT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13일까지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를 실시한다. 지난 9월 1일부터 이날 사이 이용 계약을 해지한 이탈자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다만, 지난 9월 1일 이후 신규가입·기기변경·재약정 이용자, 알뜰폰, 사물인터넷(IoT), 직권해지 이용자 등은 위약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위약금은 환급 방식으로 면제가 이뤄진다. 내년 1월 14일부터 1월 31일까지 KT 홈페이지와 고객센터, 영업점 통해 환급 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31일부터 위약금 환급 대상 여부 확인과 예상 위약금 조회가 가능한 페이지를 개설한다. 개인별 문자메시지(SMS)로도 안내한다. 위약금 환급은 해지일과 신청일에 기반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별도의 보상·혜택도 공개했다.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내년 1월 13일 기준 KT 가입자에게 6개월 동안 매달 데이터 100기가바이트(GB)를 제공한다. 해외 거주 이용자에게는 로밍 데이터를 50% 추가 제공한다. 이와 동일한 내용으로 현재 운영 중인 로밍 관련 프로그램은 6개월 연장해 내년 8월까지 운영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6개월 이용권도 지급한다. 복수의 OTT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세부 사항은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커피·영화·제과·아이스크림 등 생활밀착형 제휴사를 중심으로 인기 멤버십 할인을 6개월 동안 운영한다. 제휴사와 할인폭은 혜택 시행 전 공지한다.
또 가입자 불안 해소를 위해 ‘안전·안심 보험’을 활용하기로 했다. 휴대전화 피싱·해킹 피해, 인터넷 쇼핑몰 사기 피해, 중고거래 사기 피해 등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계약 후 2년 동안 보장 받는다. 만 65세 이상 가입자는 따로 신청할 필요 없이 자동 적용된다. KT 전담상담센터를 이용하면 정확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뉴스1] |
이같은 KT 보상안에도 이용자들 반응은 냉담하다.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데이터 추가 제공 혜택을 누릴 수 없다. OTT의 경우에는 네이버와 넷플릭스, 배달의민족과 티빙 등 결합상품 구독자가 상당하다. 그렇다고 KT가 웨이브와 쿠팡플레이, 유튜브 프리미엄 등을 제시할 가능성은 미미하다. 그나마 디즈니와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왓챠 등 평소에 접근성이 낮았던 OTT 구독 경험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용자 만족도가 높을지는 미지수다.
KT는 최대한의 이용자에게 장기적인 혜택을 제공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현재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는 전체 가입자의 30% 수준이다. 앞서 SK텔레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보상으로 통신요금 1개월 할인을 지원했다. 데이터는 5개월간 50GB를 지급했다. SK텔레콤 가입자 전원이 보상을 받은 만큼, KT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KT 장기 고객이라는 A씨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라 있으나 마나인 혜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70%를 위해 30%를 버린 것인지, 헤비 고객을 잡아둔 물고기로 취급하는 것인지 황당하다. 어느 쪽이든 기분이 나쁘다”라고 꼬집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구질구질하다”, “다달이 100GB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제일 저렴한 요금제로 바꿨다가 6개월 뒤에 원래의 요금제로 돌아가야”, “귀찮은데 알아서 요금 할인해 주는 게 제일 낫지 않나?”, “KT에서는 비싼 요금제 쓰면 호구”, “개인정보 털린 건 똑같으니 보상도 똑같이 받아야 하지 않나?”, “휴대폰 구입할 때 정해진 요금제 180일 이상 써야 한다고 들어서 변경할 수도 없는데”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권희근 KT 마케팅 혁신본부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옥에서 정보보안 혁신 방안과 고객 보상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KT는 이날 전사 차원의 정보 보안 혁신 태스크포스(TF) 출범도 알렸다. 네트워크와 서비스 전반에 대한 관리 및 점검 기준과 조직을 강화해 사고 재발을 막는다. 박인호 KT 상무가 TF장을 맡는다. 전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안 체계를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권장한 바 있다.
전날 민관합동조사단이 KT가 운영하는 서버 3만3000대를 포렌식한 결과 94대가 악성코드 103종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책임론이 확산하자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불법 기기의 접근을 차단하고 서버 정밀 점검과 악성코드 제거 등의 조치를 취했다. 유심 무상 교체도 진행했다. 이후로도 장비 제조·운용·회수·폐기 관리 강화, 기기 위치·상태 변경 시 인증 절차 강화, 소프트웨어(SW) 유효성 검증 접근 제어 강화, 통신망 연동 정책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침해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과기정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고객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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